권 당선인은 지난 2월 대전시장 후보 때 “KTX 호남선 서대전역 경유 노선 존치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강조한 뒤 “중앙당과 협의해 서대전역 호남선 KTX 경유를 당론으로 만들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KTX 호남선이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는다면 대전은 물론 계룡·논산 시민의 호남 접근성이 악화되고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명분에서다.
그러나 권 당선인이 호남선KTX 경유 공약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충북과 전남·북 지역 광역단체장 당선인들은 물론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반대했다.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인은 당시 “호남선이 서대전역을 거쳐 가게 된다면 KTX 호남선을 만든 취지 자체가 무색해지는 만큼, 오송역에서 호남으로 곧바로 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송하진 전북지사 당선인도 “호남선 KTX가 오송을 거쳐 직행할 경우, 용산에서 익산까지 66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서대전역을 거치면 111분으로 늘어난다”고 반대했고, 이낙연 전남지사 당선인 역시 “서대전을 경유한다면 KTX의 구간 속도가 150㎞로 떨어지면서 소요시간이 45분 이상 더 걸린다”면서 “이로 인해 호남 사람들은 시간적·경제적 손실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고 항의했다.
같은 당이나 지역별 이익을 대변하는 타 단체장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여야하는 입장인 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에서 열린 지방정부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권 당선인은 지역 5대 핵심과제로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를 포함하려 했으나 최종 제출 목록에선 배제했다. 호남선 노선 변경을 원하지 않는 충북과 전남·북지역과의 갈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게 권 당선인 측의 설명이다.
더구나 국토교통부가 서대전역 경유에 대해 운행의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선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는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권 당선인 측 관계자는 “모든 호남선 KTX가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것이 아닌 운행횟수의 절반가량만 서대전역을 경유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무리한 요구가 아닌 만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또 충북도와 충북지역 시민단체들은 지난 22일 열린 '제2경부고속도로 범도민협의회'에서 KTX 호남선 서대전역 경유에 맞설 수 있는 범도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는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우성 기자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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