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광역시의 청약 열풍 영향 때문이다. 23일 '부동산114'가 2008년부터 지난 5월 말까지 금융결제원의 청약경쟁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신규 아파트 중 1순위에서 청약 마감한 곳의 비중은 42.3%로 집계됐다. 신규 분양에 나선 10곳 중 4곳 이상이 1순위에서 마감된 것이다. 2009년(47.4%) 이후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방 광역시의 청약 열풍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2008년 2.4%에 그쳤던 지방 광역시의 1순위 청약마감 비중은 지난해 46.1%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들어 82.9%로 급등했다.
기타 지방도 신규 분양 단지의 33.8%가 청약 1순위에서 마감돼 지난 5년간 평균(20.7%)을 웃돌았다. 반면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은 올해 25.4%로, 지난해(36.8%)는 물론 5년간 평균치(33.6%)를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면적별 청약 실적도 대조를 이뤘다. 지방은 규모와 무관하게 골고루 1순위 마감 비중이 높았지만, 수도권은 소형을 제외한 중소형과 중대형이 부진했다. 올해 지방 광역시의 전용면적별 1순위 청약마감 비율은 ▲60㎡이하 70.4% ▲60㎡초과~85㎡이하 88.1% ▲85㎡초과 78.6%로, 모두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도권은 ▲60㎡이하가 42.6%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지만 ▲60㎡초과~85㎡이하 19.1% ▲85㎡초과 26.7%로 각각 201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최성헌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수도권은 실수요가 몰리는 일부 지역과 단지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침체를 보였다”며 “반면에 지방광역시는 분양권 거래를 통해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다만 장기적으로 이런 단기 투자 수요가 이탈하면 시장이 급격히 냉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운석 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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