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함께 움직이는 공식 수행원만 300~400명에 달하는 데다 국내·외 가톨릭 신자와 성지순례자, 관광객까지 포함하면 최대 10만명이 지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전·충남에서는 이들 방문객을 유치할 만할 숙박이나 관광상품 홍보 등에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교황청이 최근 발표한 교황 방한 일정을 보면 8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의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와 충남 당진 솔뫼성지의 '제6회 아시아 가톨릭청년대회'를 비롯해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 17일 충남 서산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 미사' 집전 등 3일간의 일정이 대전과 충남·북 등 충청권에서 진행된다.
교황의 경우 일정상 서울의 호텔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무자들과 교황의 이동 동선을 따라 입국하는 관광객들까지 이 기간 지역을 찾는 내·외국인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미사에서만 대전과 충청권 등에서 3만명, 타지역·외국인까지 포함해 4만5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으며 경기장 밖 인원까지 포함하면 10만여명이 이날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7일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리는 폐막 미사에서도 2만5000여명이 이날 미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역 숙박업계 대응은 소극적이여서 대전롯데시티호텔과 인터시티호텔이 자체적으로 교황 방문과 관련패키지 상품을 계획하고 있는 정도로 공식적인 숙박 상품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숙박시설 브랜드인 베니키아와 굿스테이에 등록된 호텔과 숙박시설도 대전과 충남에서 29곳에 불과한 반면 대구·경북은 40곳, 전북 52곳, 부산·경남55곳, 광주·전남 55곳과도 비교된다.
교황과 동선을 함께하거나 지역과 연계된 관광 상품도 적극적으로 개발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에 맞춰 중구·종로구·마포구 일대를 천주교 도보 순례길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경북도 '천주교성지 순례 팸투어'를, 제주는 제주 최초의 신자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참석하는 시복식에서 복자품에 오르는 '김기량의 길(영광의 길)'을 개장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지역은 장기계획에 머물러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교황 방문후 추후 장기적으로 교황의 행보를 따라 관광 상품 개발을 계획해 두고 있다”며 “관광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팸투어는 6, 7월에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브라질은 교황방문으로 12억헤알(약 5389억원)의 경제효과를, 2008년 호주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방문으로 2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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