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순방기간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의 재가여부를 귀국 후 결정하기로 했었다. 청와대는 자진사퇴를 거부하며 버티는 문 후보자의 처리 문제를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으나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여러방안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당시 박 대통령 당선자를 '수호천사'라고 치켜세웠던 문 후보자가 버티는 한 지명철회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은 문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그의 언행으로 볼 때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것 같지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우선 조윤선 정무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가 문 후보자를 찾아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와대가 나설 경우 문 후보자가 대통령을 만나 담판을 짓겠다는 요구가 있을지 몰라 우려하고 있다.
여권내에서는 7ㆍ14 전당대회와 7ㆍ30 재보궐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이 귀국 직후 총리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오히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문 후보자에게 반격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를 당장 사퇴시킬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와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위해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문 후보자에 대한 즉각적인 지명철회를 머뭇거리게 한다.
특히 지명철회는 인사 검증의 책임자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동반퇴진과도 맞물려 있어, 대통령이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다.
여권에서는 이런 이유로 문 후보자에게 시간을 더 주면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뒤 그때까지도 사퇴하지 않을 경우 지명철회라는 카드를 쓰자는 견해가 적지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김대중 기자 dj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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