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위가 권선택 당선인의 정책 공약과 상충하는 사안의 경우 재검토 내지는 대폭적인 변화를 강력하게 주문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민선 5기에서 추진한 시책을 비판하는 행정사무감사 자리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9일 시와 경청위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3일간 시청 실·국별 업무보고가 이뤄졌다. 민선 5기에서 추진한 여러 시책의 지속 여부나 권 당선인의 정책 공약 실현 가능성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여러 의견이 오갔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이나 엑스포재창조사업 등 민선 5기에서 결정, 추진한 시책과 권 당선인의 공약이 엇갈리는 일부 민감한 사안은 경청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도시철도 2호선은 시가 고가방식 자기부상열차로 결정한 부분에 대해 정책 결정과정 및 절차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으며, 엑스포재창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이언스 콤플렉스는 한쪽에서 대형마트 규제를 추진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규모 복합쇼핑몰 조성을 추진한다며 부서간 시책 충돌을 꼬집었다.
시청 일부 부서는 경청위가 당초 취지를 벗어나 민선 5기 시책에 대한 비판의 자리인 것 같다며 불만이다.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성 등은 무시한 채 기존 시책에 대한 반대 입장과 새로운 틀 구상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시청 한 관계자는 “경청위가 민선 6기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역할이 아니라 민선 5기의 주요 시책을 비판하는 행정사무감사처럼 된 것 같다”며 “권 당선인의 정책 공약과 실행 방안 및 대안 모색이 아쉽다”고 말했다.
경청위는 업무보고시 민선 5기 시책과 권 당선인의 공약이 다른 부분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방향 수정 가능 여부를 언급한 것이지 잘잘못을 따진 것이 아니라는 항변이다. 아울러 시정의 전환 과정에서 처음 설치된 인수위원회인 만큼 제대로 된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왜곡 전달됐다는 주장이다.
경청위 관계자는 “업무보고시 민선 5기의 시책과 권 당선인의 공약과 다른 부분에 대해 재검토, 방향 수정, 대안 제시 등 정책을 다듬는 과정을 거쳐 민선 6기의 분야별 로드맵을 마련하게 된다”며 “일각에서 인사까지 개입하는 권력기구 운운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업무보고 비공개 원칙은 시민경청위원들의 지극히 개인적 의견중 자칫 정제되지 않은 사안들이 공론화될 경우 왜곡과 혼란을 부추기는 등 더 큰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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