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에 접수된 성폭력범죄는 친고죄 폐지 전 1년 동안 577건에서 폐지 이후 1년 동안 673건으로, 96건(16.6%) 증가했다. 그러나 단순히 성폭력범죄의 증가만이 문제는 아니다. 성폭력피해자가 조사를 받고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마땅히 알아야 될 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가 하면 이들을 보호할 시설조차 없다.
성폭력 피해에 대한 대응은 피해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와 권리에 대해 제대로 인지해야 하나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고지 받지 못하고 있다. 경찰·검찰의 수사단계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보호조치가 있으나 이를 제대로 고지받지 못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성폭력 피해자를 조사할 때는 여성경찰관이 조사 또는 입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거나 성폭력 피해자 또는 법정 대리인이 신청할 때에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성폭력 피해자와 신뢰 관계에 있는 사람을 동석하게 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19일부터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성폭력 피해자가 정신적 또는 신체적 장애로 의사소통이나 표현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원활한 조사를 위해 진술조력인의 참여를 통해 피해자의 의사소통을 보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국선변호인의 선정, 피해자 진술내용과 조사 과정에 대한 촬영 및 보존 등 피해자를 위한 제도와 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장애인이나 아동 또는 친족성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해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보호시설 또한 중요하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이 같은 보호시설의 입주자체를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눈총 받는 시설을 자기지역에 입주시키지 않으려는 님비현상 때문이다. 이런 님비현상으로 인해 보호시설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대전의 경우 올해 장애인과 특수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라니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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