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를 열고 국민에게 판단의 기회를 주자고 주장했고, 야당은 문 후보자의 총리 지명 철회 및 자진 사퇴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특히 인사 실패 책임을 물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해임을 압박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와 관련해 “국민의 70%가 후보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한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통치한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종교적으로는 용인될 수 있지만, 그럼 독립운동을 한 사람은 왜 했냐”고 말하며 “한 나라의 총리로서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는데 그런 사관으로 모든 것을 볼 것이냐, 70%가 총리로서 안 된다는 것 아니냐. 언론인이나 학자로서는 모르지만 총리는 아니라는 것”이라며 사퇴를 주장했다.
같은 당의 김도읍 의원도 “임명동의안을 제출도 하지 말라는 것은 법을 무시하고 국회의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문 후보자 문제는 법에 보장된 절차와 과정에서 철저히 규명하고 판단은 국민께서 하면 된다”고 역설했다.
이장우 의원도 “세월호 참사 이후 나라 전체가 망연자실한 채 비정상적 국정운영이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며 “책임 전가보다는 정치권 모두의 책임을 통감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디자인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공공기관 관련 협회 등에 재취업한 고위공직자 통계를 공개하면서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국가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서영교 의원은 “친일파 대통령에 친일파 총리 지명은 드러내놓고 친일파 내각을 세운 것으로 이는 제2의 경술국치”라며 “문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가 없다면 정홍원 총리가 대통령께 임명 철회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김성곤 의원도 “이번 문 후보자 인사를 보면서 박 대통령이 말로는 국민 통합을 외치지만 진보는 악이요, 보수는 선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분이라는 확신을 했다”고 말했다.
원혜영 의원은 “안대희 후보자에 이어 문 후보자까지 그야말로 인사 참사를 지켜본 국민은 도대체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란 게 있기는 한 건지 한심해 하고 있다”며 정 총리에게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고 충심으로 김기춘 실장의 해임을 건의하라”고 요청했다.
정의당의 박원석 의원은 “이 상황에서 청문회를 한다면 국민의 비판은 청와대와 대통령을 직접 향할 것”이라며 “이 정부의 거듭된 인사실패가 바로 국정의 난맥상이자 적폐이고 비정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 소통과 화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야 할 것 없이 여전히 높았다.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대통령께서 야당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지적이 더는 나와서는 안 된다”며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도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 의원도 “박 대통령이 앞으로 야당에 총리의 추천을 의뢰하는 대연정을 제안하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6ㆍ4지방선거 결과와 인사 참사는 여야가 이제 대연정을 해보라는 하나님의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정홍원 국무총리는 핵심 주제인 문창극 총리 후보자 논란에 대해 “현직 총리가 차기 총리 후보자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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