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홍철 대전시장이 1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선 5기를 비롯해 10년간의 시장직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
'성긴 대숲에 바람이 지나가면 대숲은 소리를 남겨두지 아니하고,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을 지나가도 연못은 그림자를 남겨두지 않는다.'
염홍철 시장은 1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민선 5기 결산 브리핑에서 채근담의 경구를 인용해 심경을 대신했다.
염 시장은 “'일 할 때는 열정을 갖고 하지만 끝나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을 실천할 것”이라며 “시정을 이끌면서 좋고 나쁜 일이 있겠지만 좋은 기억(일)만 간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불출마 선언 이후 '내려놓음'에 대해 새삼 느끼고 있다는 염 시장은 “이제 앞만 보고 살지 않고, 사람과 자연, 아래도 보고 좌우도 살피면서 여유를 갖고 살고 싶다”며 “최근 시인 고은의 '그꽃'(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꽃)을 하루에도 수차례 되뇌는데 과거에는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이제는 제대로 보이는 것 같다”고 퇴임을 앞둔 심경을 전했다.
민선 5기와 6기 시정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과 관련해서는 “지난 4월 예타 통과 이후 15개월에 걸쳐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다각도로 수렴하는 등 모든 절차를 거쳐 결정한 만큼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말할 수 있고, 권 당선인 역시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만큼 이 또한 정당성을 확보한 것”이라며 “민선 6기에서 이성과 합리성을 갖고 시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올바른 결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일자리 창출이나 도시철도 2호선, 엑스포재창조사업 등 민선 5기의 주요 공약사항 이행에 대해서는 “지속가능 여부나 양질의 일자리 등을 고려하면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통계적으로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20년 만에 추진되는 엑스포재창조사업은 민자유치와 관련, “큰 그림을 그려 이제 실천만 남았다”며 “권 당선인이 과학기능 강화를 주문한 만큼 실시협약 과정에서 논의와 조율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퇴임 후 당적 문제나 임명직 공직 수행 여부에 대해서는 “일반 시민들도 당적을 가질 수 있고, 퇴임 후 당적을 이탈할 경우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당적 문제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만큼 문제될 게 없고, 공직은 장담할 순 없지만 가능하면 맡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선 시장에 이어 민선 3기, 민선 5기까지의 모든 성과는 시장이 애썼다기보다 정부와 시민, 공무원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퇴임 후에는 새로운 시장의 예우 차원에서 시정과 관련한 언급은 자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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