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식 문화, 관리감독 허술 등으로 이같은 문제가 근절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인데 재발방지를 위한 대학과 학생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대전의 모 대학 군사계열 학과에서는 2학년 학생들이 태도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1학년 후배 60명을 교내 주차장으로 집합시켜 팔굽혀펴기 얼차려를 줬다. 얼차려를 받는 1학년 학생 중 12명은 이튿날부터 심한 통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9명은 아직 퇴원하지 못하고 있다.
'캠퍼스 폭력'은 물리력만 동원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충남 모 대학에서 신입생이 선배들로부터 70~80년대에서나 있을 법한 전근대적인 규율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며 파문이 일었다. '학교 후문 이용 금지', '학교 교내에서는 무조건 항상 뛰어 다니기', '교내 및 시내 길거리에서 휴대폰 사용금지', '화장 금지' 등을 강요받았다.
지난해 10월께 전북의 모 대학에서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4학년 A씨가 후배 60여 명을 집합시킨 뒤 1, 2학년 과대표 등 수 명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이와 별도로 같은 학교 모 교수는 결석 등이 잦은 학생들에게 구타와 욕설, 얼차려를 주기도 했다.
이같은 '캠퍼스 폭력'의 원인은 우리나라 사회에 만연된 군대식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지시와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상명하복' 문화가 대학가에서도 엄연히 존재한다.
선배가 후배를 한 자리에 불러 모으는 집합 등이 종종 발생하는 원인이 되며 이 과정에서 폭력이 오가기도 한다.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관리 감독 허술도 '캠퍼스 폭력'의 이유가 되고 있다.
초·중·고 과정에선 담임교사가 일차적인 생활지도 관리를 하며 학생과 교사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어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관리된다.
또 학생들이 범죄에 휘말리면 담당 교사와 교장도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주기적인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세심한 관리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대학은 학생들이 많을뿐더러 담임 제도가 없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예방 교육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생활지도와 관련한 학생처와 이를 총괄하는 보직 교수인 학생처장이 있지만, 수천 명에서 많게는 2만여 명에 달하는 모든 학생을 관리하기는 무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에 대해 모 지역대 관계자는 “일부 학생들의 일탈행동을 일일이 관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선배가 후배를 맡아서 관리하는 멘토 제도를 활성화해 상하간 소통함으로써 캠퍼스 폭력을 예방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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