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는 기본… 대학가 甲의 횡포

  • 사회/교육
  • 교육/시험

얼차려는 기본… 대학가 甲의 횡포

'캠퍼스 폭력' 대책마련 시급… 군대식 문화·생활지도 관리감독 필요

  • 승인 2014-06-18 18:07
  • 신문게재 2014-06-19 6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속보>=각 대학에서 잊을만 하면 터지는 '캠퍼스 폭력'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군대식 문화, 관리감독 허술 등으로 이같은 문제가 근절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인데 재발방지를 위한 대학과 학생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대전의 모 대학 군사계열 학과에서는 2학년 학생들이 태도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1학년 후배 60명을 교내 주차장으로 집합시켜 팔굽혀펴기 얼차려를 줬다. 얼차려를 받는 1학년 학생 중 12명은 이튿날부터 심한 통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9명은 아직 퇴원하지 못하고 있다.

'캠퍼스 폭력'은 물리력만 동원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충남 모 대학에서 신입생이 선배들로부터 70~80년대에서나 있을 법한 전근대적인 규율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며 파문이 일었다. '학교 후문 이용 금지', '학교 교내에서는 무조건 항상 뛰어 다니기', '교내 및 시내 길거리에서 휴대폰 사용금지', '화장 금지' 등을 강요받았다.

지난해 10월께 전북의 모 대학에서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4학년 A씨가 후배 60여 명을 집합시킨 뒤 1, 2학년 과대표 등 수 명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이와 별도로 같은 학교 모 교수는 결석 등이 잦은 학생들에게 구타와 욕설, 얼차려를 주기도 했다.

이같은 '캠퍼스 폭력'의 원인은 우리나라 사회에 만연된 군대식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지시와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상명하복' 문화가 대학가에서도 엄연히 존재한다.

선배가 후배를 한 자리에 불러 모으는 집합 등이 종종 발생하는 원인이 되며 이 과정에서 폭력이 오가기도 한다.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관리 감독 허술도 '캠퍼스 폭력'의 이유가 되고 있다.

초·중·고 과정에선 담임교사가 일차적인 생활지도 관리를 하며 학생과 교사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어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관리된다.

또 학생들이 범죄에 휘말리면 담당 교사와 교장도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주기적인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세심한 관리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대학은 학생들이 많을뿐더러 담임 제도가 없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예방 교육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생활지도와 관련한 학생처와 이를 총괄하는 보직 교수인 학생처장이 있지만, 수천 명에서 많게는 2만여 명에 달하는 모든 학생을 관리하기는 무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에 대해 모 지역대 관계자는 “일부 학생들의 일탈행동을 일일이 관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선배가 후배를 맡아서 관리하는 멘토 제도를 활성화해 상하간 소통함으로써 캠퍼스 폭력을 예방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