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거리응원 현장]선제골에 환호, 동점골에 탄식… '짜릿한 응원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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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거리응원 현장]선제골에 환호, 동점골에 탄식… '짜릿한 응원축제'

대전 으능정이·월드컵경기장서 시민 1500여명 응원전 붉은옷에 태극기 망토… 새벽부터 승리염원 뜨거운 함성

  • 승인 2014-06-18 18:04
  • 신문게재 2014-06-19 5면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18일 오전 8시께. 대전 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에선 일제히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오전 7시부터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교체 투입된 이근호가 중거리슛으로 한국대표팀에 선취골을 선사하자 으능정이 거리가 떠나갈 듯한 함성이 쏟아진 것이다.

시민들은 당초 러시아에게 많이 밀릴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태극전사들이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선제골까지 가져오는 등 선전하자 '대한민국!'과 '이근호!'를 연호하고 박수갈채를 보냈다. 6분 뒤, 한국대표팀이 러시아에게 동점골을 허용하자 잠시 탄성이 흘러나왔지만, 이내 북소리가 울리며 더 큰 목소리로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이 곳으로 야외 응원을 나온 시민은 500여명 정도였다. 아침 출근길 직장인과 대학생, 20대 커플 등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은 시민부터 큰 태극기를 망토처럼 두른 여학생 등 각양 각색의 응원 복장을 했다.

맨 앞줄에서 누워서 천장 스크린을 보며 응원하던 젊은 커플은 이근호가 골을 넣자 벌떡 일어서서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커다란 팝콘 과자 봉지 3개를 들고왔지만, 경기 중계에서 눈을 떼지 못하면서 아예 열어보지도 못하기도 했다. 돗자리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대부분 양쪽 옆 건물 등에 기대거나 계단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고, 일부 시민은 그냥 맨 바닥에 앉아 경기 삼매경에 빠졌다.

한국대표팀이 수차례에 걸쳐 찬스를 맞고도 골을 넣지 못하자 안타까운 탄식이 이어졌고, 러시아의 기습공격 등으로 맞은 위기를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막아내자 안도의 한숨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날 응원을 나온 대학생 김지수(22ㆍ대덕구)씨는 “집에서 혼자 보면서 응원하는 것보다 나와서 사람들과 함께 응원을 하면 더 열심히 응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왔다”며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이길 수 있었는데 정말 아쉽다. 그래도 앞으로 더 열심히 응원할 것이다. 힘내서 좋은 경기를 해 달라”고 했다.

음식까지 준비해 응원에 나선 대학친구 전소희ㆍ안지윤ㆍ강주경ㆍ정수연 씨등 4명은 “시간이 좀 이르지만 야외 응원을 하기로 약속하고 각자 준비해 나왔다”며 “앞으로도 야외 응원 계속 나올 거다. 브라질 날씨가 덥다는데 탈진하지 말고 즐기면서 좋은 경기를 보여 달라”고 했다.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도 새벽 5시부터 찾아온 붉은악마와 시민 등 1000여명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시민들은 붉은 티셔츠를 입고, 각종 응원도구를 가져와 초여름 아침햇살보다 뜨거운 함성을 내뱉으며 응원했다. 붉은악마는 '대전의 함성으로 하늘을 덮으리라'는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23일 알제리, 27일 벨기에와 H조 2, 3번째 경기를 갖고 16강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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