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1인가구다 뭐다해서 원룸촌이 많은 곳에 무리하게 가게를 냈지만 경기때문인지 대형마트에서 한꺼번에 물건을 사고 편의점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올들어 시간당 최저 임금이 4860원에서 5210원으로 오르면서 야간 아르바이생까지 없앴지만 매출이 큰일이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설 곳이 갈수록 줄고 있다. 문제는 종업원이 많은 대규모 점포보다 자영업주가 혼자서 운영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1인 가게를 중심으로 경기침체 여파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충청지방통계청의 지난달 대전지역 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자영업자는 15만3000명으로 1년전에 비해서는 3000명(2.1%)가량 늘었다.
표면적으로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지만 1인 자영업자의 수는 감소세다. 올 들어 대전지역 자영업자는 지난 1월 14만8000명에서 5000명 가량 증가한 가운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4만9000명에서 5만4000명인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9만9000명으로 그대로다.
1년전에 비해서는 고용원이 없이 혼자서 가게를 꾸리는 자영업자는 1만명(-8.9%)이 감소했으며 무급가족 종사자도 1000명(-5.0%)이나 줄었다.
충남 역시 지난달 자영업자는 32만명으로 전월에 비해서는 200명, 1년전에 비해서는 1000명(-0.2%)이 줄었으며 이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6000명(-2.3%)이나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도 자영업자의 수는 크게 줄고 있다. 지난해 연평균 자영업자 수는 565만1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가운데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비중이 가장 낮은 22.5%를 차지했으며 자영업 가구의 소득 수준도 지난해 349만2000원으로 임금근로자의 460만원에 비해 100만원 이상 낮다.
은행동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이모(41)씨는 “당장 가게를 그만 두면 취직을 할 곳도 마땅치 않고, 다시 가게를 낼수도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가게 운영을 하고 있지만 생계 자체가 힘이 든다”며 “하루하루가 낭떨어지를 양 옆에 둔 난간을 걷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전의 경우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는 생산 도시라기보다는 소비 도시에 가깝기 때문에 자영업을 그만둘 경우 마땅히 취업할 곳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이들이 사회 극빈층으로 전락하기 전에 사회적 지원체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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