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복수 대전시 중구 재향군인회장, 한우리신협 이사장 |
더욱이 우리는 이 시각에도 북한의 핵실험 위협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포 사격 등 전쟁위험에 노출되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러한 위험마저도 대부분의 국민은 까맣게 잊고 있다. 전쟁위험의 한 복판에서도 동요 없이 의연히 대처하고 있다면 문제가 없겠으나 전쟁의 실상과 참상을 모르는데서 오는 무지의 소치가 아닌가 싶다. 만약, 제2의 6·25가 발발한다면 남북은 모두 잿더미가 될 수밖에 없다. 남북이 6·25전쟁이후 60여 년간 대치하는 사이 제2차 세계대전에 쏟아 부었던 모든 화력을 능가하는 무기로 재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전쟁위험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현실도피에 지나지 않는다. 전쟁은 제대로 알아야 막을 수 있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했듯 우리가 호국보훈의 달을 지정 운영하고 있지 않은가?
국가와 국민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을 외면하고 그 유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데, 어느 국민이 자신의 목숨을 던져 전장에 뛰어들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국가는 호국영령을 기리고 그 유가족을 보살피는 것을 국가의 기본 책무로 삼고 그 국민들 또한 그들을 경외하고 유족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호국보훈이라는 숭고한 의미가 흐려지거나 아예 그 의미를 잊어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인해 집단적 공동체 의식이 무너지고 편협 적 개인주의 의식과 장기간의 남북 대치라는 특수상황으로 인해 안보위험에 대한 현실감이 떨어졌다 할지라도 6·25전쟁이 있은 지 불과 60여년 밖에 안 되었음에도 몇 백년 전 역사에 있었던 전쟁처럼 치부 시 되는 현실은 우리 어른들의 잘못된 역사관과 가치관, 무관심으로 인해 심지어 일부 신세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호국보훈의식은 전쟁을 불러들일 수 있는 잠재적 위험으로 오인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6·25전쟁 주범인 북한은 아직도 한반도 공산화라는 기본목표를 유지하고 천안함 피격 등의 도발을 통해 우리 젊은 아들들의 귀중한 목숨을 빼앗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선장을 비롯한 몇몇 어른들의 무책임함과 잘못된 사고로 인해 고귀한 수백 명의 어린생명을 잃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라는 점에서 아직도 우리산하 곳곳에 이름 모를 무명용사로서 그 혼을 두거나 현충원에 묻힌 호국영령들은 그들의 목숨을 대가로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준 올바른 어른들의 희생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누구를 탓하기 전 6월 한 달만이라도 내 자녀나 청소년들의 손을 잡고 전쟁기념관이나 가까운 전적지, 현충원 등에 들려 전쟁의 참상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올바른 '호국'의 의미를 가르쳐 주고 순국선열 및 그 유가족에 대한 고마움인 보훈의식을 인식시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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