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피보험자 관리도 못하면서 불법행위 조장하는 건강보험 공단은 자격이 없다.”
지역의료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자격이 없는 악성체납자들의 보험치료를 원천차단하는 정책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악성체납자들은 우선 진료비를 지급하고 사후에 공단부담금을 환수하는 방식이었지만, 오는 7월 1일부터 자격 심사조회로 진료전부터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지역의료계는 물론 대한의원협회 등 전국적으로 의료계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건강보험 가입자와 피부양자 관리의 책임은 공단에게 있지만 요양기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대한의원협회는 성명을 내고 “병원에서 만약에 진료전에 환자들의 보험자격을 확인하지 않고 이들을 보험청구할 경우 공단이 진료비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 이 제도의 핵심”이라며 “공단의 부정수급 방지대책은 국민건강보험법에 규정되지 않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일축했다.
현행건강보험법에는 국내에 거주하는 모든 국민은 건강보험의 가입자, 피부양자이며 요양기관은 가입자의 질병, 부상, 출산 등에 대해 요양급여를 실시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못박고 있다.
또 '심사청구를 받은 심사평가원은 이를 심사한 후 지체 없이 그 내용을 공단과 요양기관에 알려야 하고 심사내용을 통보 받은 공단은 그 내용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을 요양기관에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법률에 따라 공단은 지급의 의무가 있을 뿐 무자격자의 진료비를 지급하지 않을 근거는 없다는 것이 의원협회의 주장이다.
협회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은 4883명의 외국인의 자격상실 처리를 제때하지 않아 6억3000만원 가량의 재정이 누수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공단의 늑장대응에 대한 건강보험재정 손실의 책임을 요양기관에 떠넘기겠다는 것이 바로 공단의 부정수급 방지대책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또 “요양기관을 찾는 모든 환자의 자격을 조회해 무자격자와 급여제한자를 가려내는 것은 공단이 해야 할 자격관리 업무를 병원에 떠넘기는 것과 다를바 없다. 사후관리가 어려움이 있어 사전 관리를 병원에서 하라는 것은 공단이 스스로 무능하다고 자인하는 것”이라며 “모든 환자의 자격 관리를 하라는 것은 직원 2~3명이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지역의 의료기관들도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대전지역 A의료기관 관계자는 “건보료 징수의 의무는 건보공단에게 있는 건데 자신들의 업무를 제대로 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의원들에게 맡기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모든 환자가 급여대상자인 국내법에 위반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건보공단은 오는 7월 1일부터 건강보험 무자격자와 체납자들에 대해 일선 의료 기관에서 자격심사를 통해 전액 100% 본인부담금으로 내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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