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초선 의원들에게, “절제된 언행과 처신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특히, 이완구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는 초선 의원을 향해 눈을 부릅뜨는 등 내심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또 당내 비례대표 모임인 '약지회 26' 의원들을 만나 전날 원내대표 회동에서의 쟁점 상황을 설명, “의원들에게 지도부의 입장을 강요하지 않는다”면서도 문 후보자와 관련한 최근 지도부의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 연일 문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김상민 의원은 “문 후보자는 위안부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일본 아베 정권이 고노담화를 통해 한일 역사전쟁을 선전포고했다”면서 “국내적으로는 국가대개조ㆍ관피아 척결을 위해 대화합을 할 총리를 뽑아야할 상황인데 계속해서 반복적인 총리 인선이 실패하고 있다. 그것을 지적하는 것이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서 인사청문회를 강행하거나 강요,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객관적 장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강행 처리 움직임과 관련 “정부가 상식의 길을 갈 것이냐, 비상식의 길을 갈 것이냐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에서 “20세기에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게 일제 식민통치”라면서 “(우리 역사의)가장 큰 아픔의 역사를 건드린 사람을 총리 후보로 선출한다는 것은 국민을 너무나 힘들게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계의 맏형 격이자 당권 도전에 나선 서청원 의원은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문창극 총리 후보에 대한 저의 말씀을 조금 드리는 것이 정치를 오래 해왔던 사람으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생각했다”며 문 후보자 임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서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그동안 국회 청문회법이 엄연히 후보자 청문절차를 거친 뒤 국민과 그리고 의회에서 판단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견지했다.
서 의원은 이어 “최근 문 후보자 지명 이후에 언행을 하나하나 보고 국민의 여론을 많이 경청해본 결과 지금은 문 후보자 스스로 언행에 대한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심각한 자기 성찰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17일 예정됐던 임명동의안 및 인사청문요청서 국회 제출이 무산된 것에 대해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이날 오후 7시20분께 집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에서 퇴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듣기로는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을 가 있는데 너무 해외 일정에 쫓겨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들었다”며 “시차 관계도 있어서 오늘 밤은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문 후보자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럴 생각이 현재까지 없다”며 “청문회에 가서 국민에게 또, 국회의원에게 당당하게 제 의견을 말씀드려서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김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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