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부도기업이 속출하면서 자칫 제조업 붕괴가 우려된다. 17일 금산지역 인삼업계에 따르면 오랜 경기불황에다 원료삼 가격마저 크게 상승해 제조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제조업계의 경영난은 오랜 경기침체 여파 탓이 크지만 원료삼 가격의 가파른 상승도 경영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지역 중추 산업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던 제조산업 부문이 붕괴되고 있다는 것. 이런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소비위축으로 재배 부문까지 심각한 연쇄 파급이 미칠 수 있다.
제조업 붕괴 현상은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20년 넘은 중견기업 K사가 부도난데 이어 H, K 등 상호만 들어도 알 수 있는 10여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제조업계의 붕괴는 아직 진행 중이다.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장 중 하나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K사는 최근 부도설에 시달리고 있다. 또 다른 H사는 인삼사업을 접고 대기업 OEM으로 사업을 변경했다. 이들 대기업 협력업체는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다.
지역 인삼 제조업계의 경영난은 경기침체가 가장 큰 이유지만 원료삼 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원가상승 부담 요인도 크다. 실제 수삼 등 원료삼 가격은 지속적인 상승 추세로 올해들어 역대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생삼(수삼)의 경우 지난 해 같은 기간 보다 크게는 두 배 가까이 오른 가격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수삼 750g, 10뿌리 기준가격이 연초 대비 12.5%p, 지난해 보다는 26.7%p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40뿌리 기준은 30%p 넘게 올랐다. 가장 저렴한 파삼의 경우는 지난해 1만4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가격이 두 배 가까이 폭등했다. 4근 곡삼 등 건재삼 가격은 지난 해 같은 기간 보다 20%p 올랐지만 연초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세다.
제조업계의 수요 감소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재배와 제조업계의 경기 양극화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역 한 중소기업 대표는 “몇몇 업체를 빼고는 대부분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일부 대기업 협력업체만 살아남고 지역 중소기업 기반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조성을 마친 금산인삼약초특화농공단지가 이달 16일부터 용지 분양에 들어갔지만 입주희망 업체가 적어 분양이 불투명하다.
금산=송오용 기자 ccms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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