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임명동의안, 국회 갈까

與 “청문회는 국회의 책무” - 野 “대통령 믿은 국민 배신하는 일” 17일 접수 앞두고 대립 첨예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자질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17일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과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접수될 예정이다.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과 임명동의안을 놓고 여ㆍ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임명동의안 처리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법에 보장된 청문 절차와 과정이 지켜지는 것이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총리 인사 문제로 여러 가지 말들이 많다. 적격, 부적격을 판단하는 공식 절차는 여러분이 잘 아실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의 적격, 부적격 여부는 국민들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인사청문회는 글자 그대로 듣고 묻는 것이다. 그것이 국회의 책무”라며 “야당이 이를 거부한다면 국회 스스로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것은 의회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문 후보자를 향해 강경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요구서가 국회에 오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지명하지만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한 후 동의해야 임명할 수 있다. 즉 대통령과 국회, 양쪽으로부터 모두 인정을 받음으로써 민주적 정통성을 부여받는 자리”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국무총리는 또한 국민과 대통령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는 자리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금까지 밝혀진 발언들에 대해서는 이미 판단이 끝났다. 국민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이라며 “문 후보자의 역사관을 일본 극우파에서는 환영일색이며, 일본의 양식 있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흘린 눈물은 도대체 무엇이었는가”라고 반문한뒤“많은 국민이 속았다고 말한다. 참으로 엉뚱한 국무총리 후보를 끝까지 고집하는 것은 국민정서와 정면으로 맞서는 일이고, 헌법정신에 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흘렸던 눈물을 스스로 배반하는 일이고, 대통령 눈물의 진정성을 믿었던 국민을 또 한 번 배신하는 일”이라며 “대통령의 뜻과 국민정서가 맞설 때 여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우여곡절 끝에 본 회의에 임명동의안이 상정되더라도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의 국회 본회의 인준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