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설립위원회는 지난 13일 초대 이사장 후보 3배수를 손욱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기술경영솔루션센터장, 한민구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이상천 전 영남대 총장으로 압축했다.
이들은 정부출연연구기관과 학계, 경제·과기계 단체 등 43개 기관(단체)에서 추천을 받은 15명 가운데 심사를 거쳐 최종 3배수 명단에 포함됐다.
그러나 손욱 센터장과 한민구 교수는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온 'KS'다. 손 센터장이나 한 교수가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될 경우, 과학기술계 요직이 'KS'출신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박근혜 정부초부터 청와대 미래전략 수석을 맡고 있는 윤창번 수석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지명자도 'KS'이기 때문이다. 또 한국연구재단 제4대 정민근 이사장과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의 경우, 윤창번 수석과 같은 경기고, 서울대 산업공학과 출신이라는 점에서 특정고 및 특정학과 선후배들이 주요 출연연 기관장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공모전부터 '내정설'이 돌았던 인사다. 특히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2009년 출범이후 임명된 이사장 3명이 연이어 중도 하차한 상태로 이들 모두 KS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 과학기술계에서는 KS 출신의 거부감도 잠재된 실정이다.
연구재단은 2009년 교육부와 과학기술부 산하였던 한국학술진흥재단과 한국과학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등 3개 기관이 통합된 후 초대 이사장 박찬모 전 이사장(재임 기간 1년 3개월), 2대 오세정 이사장(10개월), 3대 이승종 이사장(1년 3개월) 등이 약속된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입김이 강하다보니 결국 기관장 선임도 청와대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과학기술분야 담당 수석인 윤창번 미래수석이 경기고, 서울대 출신이다보니 과학기술계 요직에 KS출신 입성이 당연한 수순이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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