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도에 따르면 현재 충남 지역은 당진, 태안, 보령 일대에 전국 최대 규모의 화력발전소가 밀집돼 있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4100여개의 송전탑이 설치돼 있다. 이는 경기(6559개), 경북(6073개), 강원(5268개), 전남(4665개), 경남(4431개) 다음으로 많은 수치로, 송전선로 지중화 비율 역시 전국 평균 9.8%에 크게 못미치는 1.3% 수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송전선로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건강 이상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당진시 석문면 교로2리의 경우 80여 가구 150여 명의 주민 가운데 지난 10년간 암으로 사망한 주민은 13명으로 집계됐으며, 서산시 팔봉면 송전선로 주변마을은 69명의 주민 중 26명의 주민이 암에 걸렸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 측은 암 발생 원인이 송전선로 때문이라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도와 해당 시ㆍ군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역학조사나 실태조사를 실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지속적인 건의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안희정 지사가 직접 실태조사에 착수할 것을 지시, 전국 최초로 송전선로 주변지역 실태조사에 착수하게 됐다.
도는 전문가, 한전, 주민 등과 수차례 회의를 갖고 15개 시ㆍ군 송전선로 전 구간(1369㎞)에 걸쳐 민가, 축사, 농작물시설, 공장 등 건물 형태와 지목현황, 거주 상황 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조사범위와 방법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충남발전연구원이 조사 대상 도면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도면화 작업 및 조사 리스트 작성이 완료되는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암 발생 역학조사의 경우 당진ㆍ서산시 주민들과 2차례 실무회의를 가졌으나, 일단 당진시만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서산시의 경우 암 발생 역학 조사 보다 지가 하락 등 재산적 피해에 대한 선행조사와 조사비용의 도 지원 요청 등을 주장하다가, 결국 암 역학 조사에는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도는 서산시 주민에 대해 설득과 재협의를 통해 암 역학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지만 계속 반대 시 당진시만 계획대로 추진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조사가 완료되면 결과를 바탕으로 전기요금 차등제와 154㎸ 송전선로 지역의 보상 등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을 정부 및 관계기관에 건의하고 역제안을 통해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포=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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