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사기단 비밀노트, 상황별 대화법 빼곡~

  • 정치/행정
  • 충남/내포

대출사기단 비밀노트, 상황별 대화법 빼곡~

충남청, 전화사기 일당 9명 검거, 대출부결자 명단 12만건 중국서 사들여

  • 승인 2014-06-16 17:35
  • 신문게재 2014-06-17 5면
  • 유희성기자유희성기자
노트 3권에 빼곡히 적어놓은 각 상황대비 범행 시나리오.
노트 3권에 빼곡히 적어놓은 각 상황대비 범행 시나리오.
그간 수없이 유출된 개인정보가 결국 대출사기에 또 악용됐다. 사기단 구성원인 전화상담원의 사무실에서 발견된 노트 3권에는 범행 시나리오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충남경찰청은 16일 개인정보를 사들여 대출사기를 일삼은 혐의(정보통신법위반 및 사기)로 최모(31)씨와 김모(31)씨를 구속하고 개인정보 모집책 오모(31)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사기단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중랑구 등 2곳의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 허위 대출을 강요해 총 45명으로부터 65회에 걸쳐 3억 50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다.

사기단은 개인정보 12만 건을 중국에서 건당 100원에 사들였다. 상세한 개인정보는 건당 500원까지 거래된다는 경찰의 전언이다. 이들이 사들인 개인정보는 금융기관에 대출신청을 했다가 신용이 낮아 대출이 되지 않았던 사람들의 명단이었다. 이른바 대출부결 데이터베이스.

사기단 일원인 전화상담원은 피해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보증인이 대출을 받고 명의를 전환하면 된다고 속였다.

이들은 근저당 설정료나 보증금 명목의 선납금을 요구하는 등의 수법으로 대출가능금액의 30%~50%를 가로채 나눠 가졌다.

피해자 1인당 손해 본 금액은 100만 원에서 3000만 원에까지 달했다. 사기단 인출책은 선입금된 현금을 모두 인출한 뒤 대포폰·통장을 모두 폐기해 흔적을 일체 남기지 않았다.

경찰조사결과 최씨 등은 과거 개인정보를 판매하거나 대부업체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돈을 벌고자 친구, 선·후배, 애인 등 지인들과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과정에서 사기단의 전화상담원이 사용한 노트가 발견됐는데, 권모(여ㆍ31)씨 등 상담원 4명은 노트 3권에 빼곡하게 각종 상황에서 피해자들을 유인할 시나리오와 대화법 등을 적어 놨다.

상담원들은 사들인 개인정보로 범행을 하면서 다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도 했고,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을 이용한 상담도 했다.

사기단은 고급 외제차를 운행하며 사치스런 생활을 한 반면 피해자들은 모두 가난한 가운데 이들의 사기로 빚더미에 않았다는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충남경찰청 류근실 사이버수사대장은 “범죄자들의 터무니없는 수법과 부당한 요구에도 피해자들은 돈이 필요한 절박한 심정이기 때문에 속아 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며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자 명의이전이나 대출과 관련한 각종 명목으로 금원을 요구하지 않으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