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상 대한건설협회 충남도ㆍ세종시회장 |
▲'도덕경을 보면 겨울밤 세찬 회오리바람이 불어 온 세상을 날릴 것 같아도 아침나절이 되면 바람은 그칠 수밖에 없다. 여름날 세찬 폭우가 내려온 세상이 물에 잠길 것 같아도 소낙비는 온종일 내리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
어떤 어려움도 결국에는 끝이 있다는 의미다. 건설산업이 지금은 어렵지만 위기를 헤쳐나가면 좋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정부의 사회기반시설(SOC)투자 감소와 신규 건설사업 축소 기조 유지로 업계의 물량난은 심화되고 있다.
물량위주의 수주영업은 한계에 부딪혔다. 내실 있는 수주로 위기탈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한발 앞선 인식과 대응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선택과 집중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수익성 향상에 역량을 집결해 성장동력확충으로 내실을 다지는 전략이 필요하다. 안전과 품질은 중요한 가치다. 모든 현장에서 무재해와 최고의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소건설사들이 어렵다. 지역건설산업을 살릴 방안은.
▲현재 지역건설업이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2002년 이후 건설물량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지역 건설업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결론적으로 실적공사비 폐지 등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SOC투자확대 등이 선행돼야 한다. SOC사업비의 상당 부분이 노무비다. 이는 지역경제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정부의 SOC 투자확대로 공공건설부문의 일감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통 SOC라면 대규모 댐 등만 생각하지만 도시주변의 환경정비도 SOC다. 대규모 SOC사업도 필요하지만 소규모 도로ㆍ상하수도와 도시재생사업, 도로방재 및 정보화 사업 등 주민생활과 직결된 생활밀착형 '소규모 SOC'건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지역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건설업체가 지역에서 시공되는 공사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건설산업은 다른 산업에 미치는 후광효과가 크다. 각종 자재, 장비 등 다른 산업과 관련성이 크다. 정부의 지역중소업체 육성, 지역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희망한다.
-건설업계도 미래를 위해 준비할 사안이 있다면.
▲건설산업은 출산율 하락과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정보통신 기술발달과 기술 간 융ㆍ복합화 등 건설산업 생태계 재조정 및 변화가 예측된다. 건설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조직구조를 개편하는 등 생산성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복지시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에너지 시설, 도시 인프라 개선, 해외건설 확대, 노후화ㆍ경제위축에 따른 도시재생사업 등 건설분야도 준비해야 한다.
미래 성장동력 추진을 위해서 기업 및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규제를 합리화하고 공공 인프라의 투자 재원 확보도 이뤄져야 한다. 국민공감을 얻지 못하는 건설산업은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건설업계는 윤리의식, 국민의 행복한 생활보장하는 사회적 책임이행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월호 사건으로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꼈다. 안전한 건설현장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월호 참사로 모든 국민이 슬픔에 빠졌다. 안타까운 사고다. 재앙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사건을 계기로 국가 전반의 안전시스템 점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 건설현장도 안전에 대한 기본과 원칙을 바로세우기 위한 환골탈태의 노력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200만 건설인들의 안전 관련 경각심과 노력이 과거와 같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
안전ㆍ품질을 포괄한 시설물 전반에 대한 의식혁신과 제도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시설물 안전ㆍ품질ㆍ수명 등 모든 문제를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적정공사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떤 제도나 조치도 '구두선(口頭禪)'에 머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불합리한 각종 규제가 넘치는 게 건설현장이다. '제값 받아 제대로 시공하고 제값 주는 상식'이 통하지 않으면 부족한 공사비, 무리한 공기단축 등 부작용에 노출된다. 안전에 대해 소홀, 위험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시공여건은 당장 산업재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적정공기, 적정인력, 적정단가 등 원칙이 필요하다. 건설인 스스로 건설현장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건설인들도 국민생명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세종시장과 충남도지사 당선인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올해 들어 충남, 세종지역 내 종합건설사 가운데 53%에 해당하는 389개사가 5월말까지 관급공사를 1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수주한 업체 중 70.1%는 수주금액이 10억원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지역건설산업의 존립기반도 우려된다. 세종, 충남 건설업계는 지역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SOC시설, 주택, 민자사업 등 모두 위기다. 지역경기에 활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방선거에서 충남, 세종지역을 이끌 수장으로 당선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 건설산업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지역간의 균형발전 및 대중소 건설업이 상생발전하게 하려고 당선자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선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지역건설업계는 지역건설물량 확대로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선6기(세종-민선2기)를 이끌 지자체장들에게 건설업계를 대표해 희망해본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공사업비를 확보, 경제활성화를 촉진할 계기로 이어나갈 수 있다. 또 지역 내 건설공사 지역업체 참여, 공공공사 발주 확대, 기 발주공사 조기 마무리 및 예산확보 증액 등을 건의하고 싶다.
지방선거 시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공약에 대한 예산확보 등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강력히 추진해 나가는 민선 6기(세종-민선2기) 모습을 기대한다.
-어려운 현실에서 고군분투하는 회원사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은데.
▲최저가공사비로 인한 적자공사는 차지해도 공사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역에 많은 회원사들이 생존 존립의 기반마저 위협받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과당경쟁을 통한 저가수주를 지양해야 한다. 수익성을 검토해보고 저가공사는 참여해서는 안 된다.
과거처럼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방식'은 결국 건설업계의 살을 도려내는 일이다. 제값 받고 좋은 품질로 시공할 때 기술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 건설업계 스스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과 시장 상황 및 회사 실정에 맞는 사업전략으로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본다. 협회도 회원사들의 고민, 애로사항, 희망사항 등 귀 기울이고 지역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대담=백운석 경제부장(부국장)ㆍ정리=조성수ㆍ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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