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롯데백화점 면적 확장 '배짱영업'

시 '대규모 점포 관리계획' 무시… 관할구청 실측 파악조차 안해 법적 구속력 없는 지침… 실효성 의문

롯데백화점 대전점이 지역상권 보호와 상생을 위해 대전시가 백화점 및 대형마트의 신규입점과 영업면적을 제한하기 위해 마련한 '대규모 점포 관리계획'을 무시하고 판매면적을 확장,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관할 구청인 서구청은 본보 취재후에야 롯데백화점 측에 정확한 실측 면적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지금까지 정확한 판매면적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지난 2009년과 지난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당시 세창몰의 영업권을 인수해 백화점 자체 판매시설의 규모를 늘렸다. 이 과정에서 점포의 매장 확장을 제한하는 대전시의 대규모 점포 관리 계획 저촉 논란이 일었으나 변화된 판매면적 통보나 관할 구청의 승인 없이 그대로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구청 관계자는 “당초 롯데백화점 측이 개장 당시 판매 및 영업시설 매장 면적으로 3만849.38㎡만 신고해 현재 실제 판매 면적의 실측 면적을 요구했다”며 “세창몰 영업권 인수로 인한 매장 면적 증가 부분에 대해서는 대전시청이나 중앙 정부에 판매면적의 확장으로 봐야 할지 질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서구청 설명대로라면 4~5년전 리모델링을 통해 매장면적을 확장한 롯데 백화점이 대전시의 판매 면적확장 제한을 무시하고 관할 기관의 승인없이 영업을 강행해온 셈이다.

이렇게 롯데백화점의 배짱 영업이 가능했던 것은 대전시의 '대규모 점포 관리 계획'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지침이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지난 2003년부터 '대규모 점포관리 계획'을 통해 지역상권 보호와 상생을 위해 5년단위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신규입점과 영업면적을 제한해오고 있지만 지자체 나름의 지침이기 때문에 강제력은 없다.

당시 관할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들도 “대전시의 대규모 점포 관리 계획이 법적 구속력이 없고 롯데백화점측이 자체 법적자문결과 법적으로는 저촉이 되지 않는다고 밝혀왔었다”면서 “하지만 영업면적 확장 부분에 대해 서구청이 공식 승인을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롯데백화점 대전점 측은 “너무 오래된 일이어서 백화점내에 이 내용을 알고 있는 관계자가 없어 해명이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세창몰 관계자는 “당초 롯데백화점이 신고한 판매면적을 모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창몰로부터 인수한 판매면적을 합쳐도 당초 신고한 판매면적을 넘진 않았다”며 “대전시의 지침을 위배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