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4개 시·도 교육감 당선자 공약 가운데 핫 이슈는 혁신학교 설립과 무상교육 확대로 요약된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학생 안전교육과 학력 신장, 글로벌 인재 육성에 대한 공약도 쏟아졌다.
교육감 당선자 4명이 기존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장밋빛 청사진'을 내놨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한정된 예산과 학교 구성원 간의 공감대 부족 때문이다. 일부 공약은 구체적인 계획도 결여돼 있어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혁신학교=세종 최교진, 충남 김지철, 충북 김병우 등 진보성향 당선자들이 적극적이다. 혁신학교는 자율적 교과운영을 통해 기존 서열화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꿈과 끼를 키워주는 공교육 혁신 모델이다.
교실 수업보다는 교실 밖 진로체험과 학생별 맞춤형 교육을 중점 추진한다. 교장과 교사, 교사와 학생간 기존 경직된 문화도 타파, 상호 평등한 관계 속에서 생활하는 것도 특징이다.
김지철 당선자는 4년간 100개 설립, 최교진 당선자도 '세종 혁신학교', 김병우 당선자도 초중등 10개교 지정 이후 단계적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설동호 당선자도 혁신학교 설립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차기 교육감들이 굳건한 의지가 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혁신학교는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법적인 근거가 없어 중앙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업으로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는 만큼 설립 뒤 제대로 된 운영이 될지는 미지수다.
▲무상교육 확대=김지철 당선자는 의무교육의 완전 무상화를 약속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물론 학교 급식, 학습준비물, 체험학습 등에 필요한 비용을 학교가 지원, 학부모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최교진 당선자도 고교 수업료 80억원 지원으로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중·고교생 교복비 지원 의사를 밝혔다.
김병우 당선자 핵심공약에도 '사부담 공교육비' 없는 학교 교육 실현이 포함돼 있으며 교복 공영제 약속이 눈에 띈다.
앞으로 4년간 학교 현장에서 무상교육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도 고교 무상교육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고 교육비를 지원해 주는 충청권 광역자치단체도 이번 선거에서 모두 진보 후보가 당선된 만큼 지금보다 확대된 '지원 사격'이 기대된다.
그렇다고 걱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의 갈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집이 잘 사는 학생에게까지 밥과 교복을 무료로 주는 것이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다른 곳에 쓰는 것보다 가치가 있겠느냐는 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 핵심 화두이었던 무상급식 확대를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진바 있는 데 앞으로도 이와 관련한 갈등이 첨예할 것으로 보인다. 시행 전 면밀한 분석과 준비 없이는 자칫 포퓰리즘 정책에 그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안전, 인재육성=설동호 당선자는 안전체험센터 설립을 골자로 하는 학교안전 통합관리, 학교급식안전관리위원회 구성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재원조달 방안과 이행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세부 계획이 가시화된 것은 없다.
다른 당선자들도 안전과 관련된 공약을 쏟아냈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김지철 당선자의 경우 체험학습프로그램 안전인증제, 최교진 당선자는 안심, 안전 학교급식체계 구축 등 도입을 공약했지만, 구체성은 떨어진다.
이와 함께 공통으로 내걸은 학력신장 프로젝트와 글로벌 인재 육성 부분도 같은 맥락에서 당선자의 노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지방선거 이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자사고 폐지논란과 관련해 대전 및 충남교육감 당선자가 어떠한 해법을 제시할지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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