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정유사와 화학업체가 밀집해 있는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울산, 여수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이자 세계 5대 석유화학단지로 손꼽힌다.
이곳은 1980년대 중반 민간기업 주도로 수백만 평의 갯벌을 매립해 조성한 전형적인 임해공단이다. 현대오일뱅크, 삼성토탈, 엘지화학, 호남석유화학, 케이씨씨 등 일명 '대산5社'를 비롯해 계열사 등 60여개가 넘는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들 업체들은 해마다 수조 원에 이르는 국세와 지방세를 납부하며 국가 산업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 오고 있다. 시에 따르면 대산공단 내 대산5사는 2012년에 국세 3조 7748억원, 지방세 404억원을 냈다. 이렇게 해마다 수조 원의 국세를 내고 있지만 대산공단은 국가산단이 아니어서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개별 기업이 자체 개발해 입주한 형태의 산업단지다 보니 다른 국가산단에 비해 도로, 항만, 용수, 전력 등 기반시설이 미흡하다. 대산공단 내 업체들은 열악한 도로 인프라로 막대한 물류비용이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도로 인프라 확충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직ㆍ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지원도 절실하다. 공단 주민들은 각종 안전사고 위험, 환경오염, 교통문제 등을 감내하며 살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유입인구의 주거ㆍ복지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한 반면 장치산업의 특성상 방대한 토지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고용창출이나 지역경제 기여도가 낮다보니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공단 주변 환경 개선, 주민건강과 복지 증진, 공공시설 확충 등의 지출 수요를 서산시의 재정 여건만으로는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운 형편이다.
이에 서산시는 대산공단에서 내는 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환원해 줄 것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는 울산 남구, 여수시와 함께 석유화학단지 국세 납부액의 10%를 매년 지자체에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 해달라는 공동건의서를 올해 4월 정부에 제출했다.
제도화 방법의 하나로 보통교부세 배분 항목 중 기준 재정 수요액의 보정수요에 석유화학단지 관련 항목을 포함해 지방교부세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들었다.
정유업자로부터 징수한 주행세의 일부분을 과세근거가 되는 휘발유, 정유 제조에 따른 지역 피해 개선비용으로 시에 귀속시키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성결대 라휘문 교수는 한국지방재정학회와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주최로 지난해 12월 서산시청에서 열린'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재정의 연계 세미나'에서 석유화학단지에서 납부한 국세의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진정한 지방자치는 중앙에 집중된 틀을 바꾸고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 개선이 선행되어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특별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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