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숙씨는 서구 용문동 다세대주택 1층에 2001년 세종학당을 열고 외국인들의 한국정착을 도왔다. |
인근 15분 거리에 사는 김경숙(50)씨가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위하여 2001년에 사비로 문을 연지 13년 된 '원조 세종학당'이다. 정부가 한글과 문화 보급을 위하여 2007년에 시작하여 현재 세계 52개국에 120개에 달하는 같은 이름의 '세종학당' 보다 빠르다.
김 씨는 “세종학당은 2006년 대전다문화지원센터가 문을 열기 전에는 이주여성은 물론 근로자들로 붐벼 한국에 처음 와서 겪는 어려움이나 살면서 겪는 애환을 도와주는 상담센터나 외국인지원센터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며 “그간 영어공부와 미술치료 그리고 아이 돌보미 같은 도움을 준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요즘은 각 구에 지원센터가 모두 있어 한글은 매주 한 두 번 정도만 진행되고 있다. 물론 무료다.
김 씨가 배출한 세종학당 출신의 제자들은 곳곳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의 브티향, 삼소리나, 대전대학의 설염추 교수, 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마이, 시민대학의 홍라희, 출입국관리소의 황화 등.
대전에서 다문화 이주여성의 '대모'로 통하는 김씨는 오늘도 목원대, 늘평안복지회, 대전다문화지원센터 등 이곳 저곳으로 뛰어다니며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또 방글라데시, 네팔 등의 요리강습이나 다문화 행사에 참석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기자가 연초 설이나 정월대보름 때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민속 명절 분위기를 느껴보도록 대전시 서구 흑석동(등골 마을)집에 초청하고 있다. 이 때마다 김 씨의 외국인 네트워크가 힘이 되고 있다.
김 씨는 “다문화 사회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7년 대전에서 베트남 이주여성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만나는 이주 여성들의 가정이나 자녀교육문제 등이 거의 언어불통에 있음을 알고 아예 베트남에 가서 한글을 가르쳐 보려 마음먹었었다”고 말하며 “요즘 일부 다문화가족들이 가정이나 자녀 교육에 소홀해져 가는 것에 안타깝다. 다문화지원센터나 단체 등에서 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중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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