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폭탄 안겨줄 의료 민영화 시작점”

대전 시민·사회단체 '자법인 허용' 규탄

지난 10일 정부가 발표한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 방침을 놓고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의료법인이 수행가능한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고 오는 7월 22일까지 입법예고했다.

대전지역 의료·사회단체들로 구성된'사회공공성강화 민영화저지 대전공동행동'은 성명을 내고 이번 정부의 가이드라인 발표에 대해 '탐욕스런 재벌과 자본의 돈벌이를 위해 환자에게 의료비 폭탄을 안겨줄 의료 민영화의 시작점'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대전공동행동은 “정부가 추진하는 병원 부대사업 확대를 통한 규제완화의 내용은 의료법에 명시된 '환자와 병원 종사자들의 편의를 위한' 부대사업이 아니다”라며 “의류 등 생활용품 판매업, 식품판매업, 그리고 종합 컨벤션센터와 같은 국제회의업, 목욕장업 등 치료와 관계없는 모든 분야가 허용된다. 종합 쇼핑몰을 허용하고 그 안에 병원이 들어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구조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환자 치료를 위한 병원이 아니라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 보호자에게 상품을 판매해 이윤을 챙기는 병원 영리화와 기업화를 부추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병원을 이용하는 우리 서민들에게 전가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비영리법인으로 규제돼 있는 의료법인이 영리 자법인을 갖도록 허용하는 것은 현행 의료법에도 위배되는 점도 지적했다.

현행 의료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병원의 부대사업과 영리추구를 금지하고 있다.

대전 공동행동은 “현행 의료법과 충돌하는 행정조치를 아무런 논의없이 강행하는 것은 결국 독재이며, 입법권에 대한 침해”라며 “결국 영리자법인 허용은 의료법의 근간을 무시하고, 국민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고 생명보다 돈을 중시하는 소수 재벌대기업에게 국민의 의료를 팔아넘기는, 이 나라 3권 분립 체계를 무너뜨리는 민주주의 사회에 반하는 독재 행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의료민영화 반대 운동에 이미 4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함께한바 있고, 보건의료노조는 6월중 총파업을 선언하고 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