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월드컵 거리응원 할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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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월드컵 거리응원 할까? 말까?

전국적 애도 분위기 속 '부담'… 월드컵경기장만 허용 자치구 “위축된 시민 응어리 풀어야” 으능정이 등 진행 계획

  • 승인 2014-06-11 17:54
  • 신문게재 2014-06-12 1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 2010년 한국 대 아르헨티나 전 응원을 펼치기 위해 서대전광장을 찾은 시민들. 중도일보 DB
▲ 2010년 한국 대 아르헨티나 전 응원을 펼치기 위해 서대전광장을 찾은 시민들. 중도일보 DB
월드컵 거리응원을 놓고 대전시와 자치구가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시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기존의 여론 역시 반영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거리응원 자체에 부담을 갖는 반면, 자치구에서는 위축됐던 지역민들의 응어리를 풀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다음주부터 시작하는 브라질 월드컵 한국대표팀 경기를 놓고 거리응원 장소를 결정하느라 그동안 골머리를 앓아왔다. 엑스포시민광장 등을 활용해 거리응원을 진행하려는 요청이 접수되긴 했지만 여러모로 세월호 참사 이후 축제 등을 취소해왔던 분위기가 아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판단에 선뜻 거리응원 장소를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월드컵 응원에 대한 기대에 부딪혀 최근 월드컵 경기장만 응원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경기 당일 개방키로 결정했다.

이와 달리, 중구는 이번주중 서대전시민공원에서의 월드컵 거리응원 여부를 결정한다. 중구 은행동 상인상점가상인회도 으능정이 스카이로드를 활용한 거리응원을 준비중이다. 스카이로드에서 경기를 중계하고 돗자리를 제공해 시민들이 누워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상인회는 전기요금 부담이 있긴 하지만 기존 계획대로 거리 응원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국대표팀이 출전하는 3개 경기일에 맞춰 대전시민들이 응원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 극도로 침체됐던 심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가 한순간에 월드컵 경기로 사라질 것 같다”며 “어른들이 잘못을 깊게 반성하는 게 아니라 들뜬 월드컵 분위기에 편승해 회피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월드컵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월드컵 경기장에서 응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민적인 여론을 감안해 보다 성숙되고 도를 지나치지 않는 응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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