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은행동에서 의류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 모(43)씨는 의류업계에서 최고 대목이라는 5월과 6월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3분의 1가량 떨어지면서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김 씨는 “하루종일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이 한명도 없을 때도 있다”며 “세월호 사건 이후 소비가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개인택시 운전기사인 박 모(62)씨는 최근 몇달사이 오후 10시엔 집에 들어 간다. 박 씨는 “술 자리도 줄고 술을 마셔도 버스나 지하철이 끊기기전에 돌아가기 때문에 밤 늦게 택시를 타는 손님이 거의 없다”며 “밤 늦게까지 손님을 찾아 돌아다니면 오히려 기름값만 버리기 일쑤”라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업을 운영하는 이 모(52)씨 역시 쏟아져 나오는 매물만큼 매도인이 나타나지 않아 몇달새 잠정 휴업중이다. 이 씨는 “아파트 가격이 올라도 실거래 수요가 거의 없고, 가격이 내린 매물역시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계속된 경기침체에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까지 겹치면서 지역 경기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경기 불황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의 주요 소비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반적인 지역 경기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최근 발표한 '2/4분기 최근 충청권 경제동향'에 따르면 4~5월 중 충청권 경기는 제조업의 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세월호 사고 여파 등으로 서비스업이 감소로 전환돼 소비관련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대전지역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도 0.5%감소했으며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도 0.5% 증가에 그쳤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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