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스토리]“유망주 국가지원 절실… 골프 대중화 이끌어야”

[에듀스토리]“유망주 국가지원 절실… 골프 대중화 이끌어야”

한남대 창업지원사업 선정, 장갑 스컵·에이밍기 특허출원 코스 걷기 등 활성화 필요…골프, 목적 아닌 놀이가 돼야

  • 승인 2014-06-11 14:08
  • 신문게재 2014-06-12 10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에듀스토리] 이근춘 한남대 골프레저학과 교수

▲ 한남대 골프레저학과 이근춘 교수가 자신이 개발한 골프장갑 '스컵'의 기능과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남대 골프레저학과 이근춘 교수가 자신이 개발한 골프장갑 '스컵'의 기능과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남대 골프레저학과 이근춘(50) 교수는 최근 지역 골프 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이다.

얼마 전 착용만으로 레슨 효과를 낼 수 있는 골프장갑을 개발 특허까지 출원했다. 이 교수가 개발한 골프장갑 '스컵(SKUP)'은 골프채를 잡을 때 그립의 올바른 위치를 여러 개의 점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벤토클(VENTOCL)이라는 원단을 사용, 장기간 사용해도 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최근 골퍼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스컵'은 이 교수의 열정과 한남대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낸 합작품이다.

이 교수는 “오래전부터 골프장갑 개발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기회가 없었는데 지난해 한남대 창업선도대학 창업사업화지원사업에 선정돼 예산을 지원받았다”며 “한남대 지원이 없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대학 측에 감사표시를 했다.

이 교수는 이와 함께 스윙 시 방향을 잡아주는 '에이밍 기'도 특허출원했다. 클럽 헤드에 LED 등이 들어오는 금속막대를 붙여 치고자 하는 방향대로 헤드가 놓였는지 아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학창시절 고향인 전북 익산에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문중 땅에 골프장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골프와 친해졌다. 골프에 대한 관심은 선수생활로 이어졌다.

이 교수는 대학 시절인 1988년 세미프로에 입문했으며 대전 충청권에서 유일무이한 대학 선수로 활동한 바 있다. 대학원 진학 이후 골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골프 학자'로 우뚝 섰다.

2002년 호서대에서 교수에 처음 임용됐고 한남대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이 교수는 골프에 대한 열정을 더욱 불태우고 있다.

골프 학자답게 이 교수는 골프계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사안은 지역 골프업계가 유망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역에 초등학교 선수가 없다”며 “다른 지역 골프장은 이들에게 골프장을 무료로 개방해 주는 데 대전은 그렇지 못해 유망주가 타지로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며 골프업계의 지원을 촉구했다.

정부의 골프업계에 대한 투자 확대도 주문했다.

이 교수는 “대학 논문으로만 따졌을 때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등 골프 선진국보다 20년 뒤져있다”며 “골프공 등 각종 장비 기술력도 마찬가지인데 정부 차원에서 골프 업계에 대해 투자를 늘리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골프장갑 특허출원으로 화제가 됐는데 이를 개발하게 된 이유는.

▲현장에서 골프를 지도하면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한 것은 골퍼 대부분이 그립을 정확히 잡지 못한 상태로 스윙한다는 점이다. 이는 미스샷(거리손실, 방향성 상실 포함)으로 이어져 골퍼들이 곤란을 겪는 것은 물론 일부 골퍼들은 손목에 부상을 당하곤 한다.

이에 따라 어떻게 하면 골프 그립을 쉽게 배우고 이해하면서 부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처음에는 그립 잡는 방법을 지도하면서 일일이 펜으로 선을 그려 넣었다. 그러나 장갑에 펜으로 그리는 것은 미관과 불편함이 따르는 문제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착용과 동시에 그립을 정확히 잡을 수 있을까 연구를 거듭한 결과 '스컵'을 개발하게 됐다.

-골프레저학과를 이끌고 있는데 학과 소개를 해주신다면.

▲우리나라 대학 가운데 특수 대학원에 골프레저학과가 개설된 학교는 한남대가 유일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활동 중인 투어 프로가 재학 중에 있다. 전체 학생 14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8명이 투어 프로이다. 골프 물리, 골프 심리, 스윙분석 등 크게 3개 영역에서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 과는 주먹구구식이 아닌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한 수업 진행이 특징이다.

인체 유기적 시스템을 접목한 골프물리학 및 장비학 3차원 스윙분석기를 통한 실습과 운영 골프지도법을 가르친다. 또 골프 심리적 장애요인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골프심리학 등 다양하고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도교수가 원생과 함께 실습현장에서 이론뿐만 아닌 실기를 직접지도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어떻게 골프와 인연을 맺게 됐는지.

▲80년대 초반 중학교 인근에 컨트리클럽이 개장해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하게 됐다. 컨트리클럽 내 프로골퍼의 권유를 받아 입문했다. 대학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으며 대전 충남에서 유일한 대학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국내에는 골프에 대한 이론적 체계적인 전문성이 빈약한 관계로 미국으로 유학 떠나고 나서 체계적으로 신 이론을 배우게 됐다.

-같은과 서아람 교수와 '바늘과 실' 사이로 알고 있는데 그 이유와 대학원에서 두 명의 역할은.

▲서 교수는 투어에서 수차례 우승경력이 있는 실력자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4승에 빛나는 서 교수다.

오래전 골프 학회에서 주제 토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서 교수와는 골프 학문 공유라는 공통분모에서 상호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함께 과를 이끌고 있다.

대학원에서 역할 분리도 확실하다.

나는 이론, 실기 강의 등 학과 내부 살림을 하고 있는 반면, 골프계 인맥이 넓은 서 교수는 외부 활동을 주로 한다.

장학금을 유치, 학생 취업에 힘쓰고 있으며 활발한 방송활동으로 학과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강의에서도 서 교수가 어프로치, 벙커샷 등 세밀한 부분을 주로 맡고 있으며, 나는 스윙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 아직 귀족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는 골프 대중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많이 받는 질문이다. 골프 대중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계층만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인이 골프장을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골프가 목적이 아니라 놀이를 위해 골프장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정기 휴장 일에 인근 학교 학생들의 소풍 또는 놀이장소로 제공하거나 인근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활용한다면 골프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다.

코스 따라 걷기, 달리기, 어르신 파크골프 대회 등을 골프장에서 개최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정리=강제일 기자



●이근춘 교수는…

한남대 경제학사, 건국대 체육학석사(스포츠심리전공)·이학박사(스포츠심리전공)한남대 골프레저학과 교수, 한국 프로골프협회(KPGA) 준회원, 한국 골프클럽피팅협회 이사, 골프스윙분석 기술사(전문)TJB골프해설위원, '눈으로 보는 골프심리학 및 골프스윙' 저자, 사이언스 골프스윙분석프로그램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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