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성공한 구청장과 다시 얼굴을 맞댈 공무원들이야 인사스타일을 훤히 알기 때문에 크게 걱정스럽지 않겠지만 새롭게 당선된 구청장과 함께 근무할 공무원들은 뭔가 답답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자신과 관련된 인사를 앞둔 상태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특히 선거기간 동안 구청직원을 고발까지 한 바 있는 장종태 당선자를 구청장으로 맞이하게 되는 서구청의 경우 직원들 사이에 느끼는 불안감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열리는 당선인과의 면담을 마련한 서구청 직장협의회도 합리적인 인사 정책 등을 건의한다는 것이다.
재선 구청장의 선심성 인사라든가 신임 구청장의 물갈이식 인사는 어느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인사행태다. 혁신과 변화를 통한 구행정의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인사시스템을 이끌어가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관피아 제거 역시 일선 구청이라고 예외적일 수는 없는 일이다.
6·4지방선거 당선자 가운데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의 인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국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남경필 당선자는 야당인사를 부지사로 임명하는 내용의 ‘작은 연정’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에 인사 추천을 부탁했다. 선거판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상대편의 인물을 기용,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한편 협력과 소통의 장을 만들어 가겠다는 리더십인 것이다.
구청인사라고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특정 인물의 업무능력에 대해 제대로 파악조차 못한 상태에서 취임 첫 인사부터 물갈이식 인사를 한다면 직원들의 반응이 어떻겠는가. 인사가 잘못되면 직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결국 위민행정은 부실해지고 잡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직원들에게는 업무 소양을 키워주고 주민들에게는 질 좋은 행정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인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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