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호 대전교육감 당선자의 7월 1일자 첫 인사를 둘러싼 '서기관 8인방'들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본청 행정국장과 기획조정관, 대전학생교육문화원장 등 3명의 부이사관이 오는 30일자로 공로연수에 들어가면서 '인사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설 당선자는 예산 봉산초등학교와 당진 면천중, 보문고, 공주교대, 한남대 사대, 충남대 교육대학원를 각각 나온 뒤 대성여중·대성고 교사, 한밭대 총장을 역임했다. 인사 대상자들은 설 당선자와의 측근 그룹이 누구인지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일명 '줄대기'를 하기 위해서다. 대전교육청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설 당선자에게 자신의 '스펙'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이번 인사의 꽃인 본청 행정국장이 확정되면 인사 구도는 쉽게 짜여질 전망이다.
부이사관(3급)인 행정국장에 오를 수 있는 서기관은 강경섭 한밭교육박물관장, 김용선 본청 행정과장, 오세철 교육과학연구원 총무부장, 이병수 서부교육청 행정지원국장, 이석학 학생해양수련원장, 임철 본청 감사관, 전우창 동부교육청 행정지원국장, 한춘수 본청 재정과장(가나다순) 등 8명.
관전 포인트는 56년생인 서기관을 행정국장에 올리느냐 , 57년생을 그 자리에 앉히느냐다. 56년생은 강경섭 관장, 임철 감사관, 전우창 국장 등 3명이고, 나머지 서기관들은 57년생이다. 56년 '3인방'은 내년에 공로연수에 들어가 이번 인사가 마지막 승급 기회다. 사활이 걸렸다.
57년생 '5인방'도 결사적이다. 행정국장을 1년이상 하려면 이번 인사에서 행정국장 자리를 꿰차야 실세 국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막판 힘을 모으고 있다.
이렇다 보니 선거 공신들의 입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청 직원들은 대전고와 한남대 출신의 박대범 인수위원장을 주목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당선자의 선대본부장 출신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인수위원 위촉이 유력한 본청 행정국장 출신인 홍성원씨다. 홍 전 국장은 교육 행정 전반을 인수위와 당선자 측에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다는 이유다.
대상자들도 연고 찾기를 위한 각개전투가 한창이다. 이들은 예산과 당진의 연고를 갖고 있고 보문고, 공주교대, 한남대, 한밭대를 거쳐온 만큼 지인을 통해서 당선자와의 친소 관계를 면밀히 따지고 있다.
신·구 권력과의 의견 조율도 관심사다. 김신호 교육감이 공로연수 3명에 대한 인사를 하고, 후임자는 설 당선자의 몫이나 김 교육감은 연공서열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설 당선자측은 중도 보수를 자임한 만큼 자기 색깔을 이번 인사에 가미할 가능성이 높다.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서 여러 채널을 통해 행정국장을 찾아낼 것으로 관측된다. 유례없는 고위직 인사가 정권 교체기에 행해짐에 따라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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