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선거 전략 차원에서 정권 심판론의 대척점에 있던 국가개조가 아니다. 안전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든다는 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은 둘이 아니다. 예컨대 인적 쇄신, 관피아 척결, 공공기관 개혁 작업은 지방자치단체 산하 지방 공기업 차원에서도 비껴가선 안 될 사안이다. 그 점에서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축소판과 같다.
국가개조는 분명히 지방자치에도 영향을 주기에 지방도 공유해야 할 가치다. 게다가 근원적 시스템을 바꾸는 데 ‘셀프개혁’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 정치, 민생 등 각 부문에서 개조할 적폐의 뿌리가 그만큼 깊다. 물론 개조의 목표에는 안 지사가 평소 밝힌 자치와 분권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선진형 지방분권국가도 중요한 목표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9일 범국민 국가개조위원회 신설과 여야 공동협의체 가동에 대해 거론했다. 허물 건 허물고 세울 건 세우는 국가개조의 주체는 야당도 돼야 한다. 또한 국가안전처 신설 등 조직 변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의식 변화다. 다만 이번이 국가개조의 마지막 기회라는 조급증은 버리는 게 좋다.
바꿔야 할 것은 외형이 아닌 원천적인 구조와 의식이기 때문이다. 얼마전 염홍철 대전시장이 적폐혁파국민회의 결성을 제안했는데, 사실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도 절실하다. 안 그러면 누가 누구를 개조하느냐는 반발에 직면할지 모른다. 정치권이 아닌 국민이 바라는 국가개조, 법치주의 확립을 통한 국가개조를 해야 할 당위성이다.
지방을 포함한 사회적 유대감을 확보하려면 목표 설정부터 명확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이해집단의 저항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엉거주춤 동승하거나 목청을 높이는 대신, 나라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친다는 각성을 끝까지 유지해야 불법개조나 졸속개조가 되지 않는다. 민선 6기 지자체도 스스로 개조에 필요한 혁신 과제를 내놓았으면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