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인 한밭대 창업대학원 단장(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위원 |
모방의 시대를 벗어나 창조와 혁신의 시대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추격형이 아닌 창조형 경제에서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롭고 과감한 R&D 투자와 가늘고 긴 연구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성과물을 사업화하는 것은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다. 저성장의 시기에 필수 사항이 된 창업을 새롭게 활성화 하려면 과거와는 다른 창업 생태계 구축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연구개발 성과를 사업화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이를 소위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르는데, 이 계곡을 넘어갈 징검다리가 필요하다.
생태계란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유기체 간의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체계이며, 모든 자연환경에 있어 모든 생물은 그물처럼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창업벤처 생태계도 벤처기업의 탄생, 생존에 필요한 요소들 간에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게 만들어야 한다. 이때 필요요소로는 우수한 인재확보, 높은 기업가 정신, 새롭고 유용한 기술개발, 창의적 비즈니스모델 창출, 각 단계별 필요 자금공급, 강한 창업 팀과 조직력 등이 있다. 본고에서는 자금, 교육, 비즈니스 모델 등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첫째, 창업의 자금조달이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창업자의 자금조달에서 자기자본이 96.1%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많다는 창업진흥원의 분석이다. 최근 정부의 엔젤투자 활성화에 힘입어 엔젤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벤처인증기업에만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벤처인증 여부와 상관없이 엔젤투자자가 진행하는 모든 투자에 대해 소득공제가 이뤄져야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또한 대덕에서 한 벤처기업이 350억원에 회사를 대기업에 M&A하고 이를 기반으로 엔젤재단을 만들어 초기 후배기업들에게 투자를 하는 사례들도 많이 생겨야 할 것이다.
둘째, 우수인재들이 벤처와 창업에 관심을 갖도록 잘 훈련되어야 할 것이다. 작년 9월 발표된 '대학 창업교육 5개년 계획'에서 부처간 협업을 통해 '창업교육 생태계 조성'의 세부 방안이 제시되었다. 창업교육 확대 및 내실화, 창업 친화적 학사제도 마련, 창업교육 전담교원의 전문성 강화, 학생창업 도전 환경 조성, 지방대학의 창업역량 강화, 창업 우호적인 사회문화 조성 등이다. 그런데 예산확보와 후속조치 미흡으로 추진은 답보상태이므로 과감한 실천노력이 요구된다.
셋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신규 아이템 발굴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글로벌 환경에서 나타난 시장의 문제로부터 기회를 찾고, 창의성을 더해 매력적 사업모델을 창출하는 일이다. 한 예로 2008년 시작된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nb)는 최근 10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을 정도로 성장하였다.
지난 5월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 경제포럼(AEF)에서 그라민 은행을 만들어 저소득층에게 무담보대출로 자립을 도와 노벨평화상을 받은 유누스는 젊은이들에게 직업 추구자(job seeker) 대신, 직업 창조자(job creator)가 되자는 기업가정신을 강조하였다. 드러커 교수도 창업이 위험한 이유는 소수의 창업가들만이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창업 방법론과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이제 기업가정신에 대한 체계적 교육을 초등학교부터 대학생, 성인에 까지 확대,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다음 세대가 활동하는 2050년을 위한 장기적 토대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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