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식]남편을 빨리 죽게 하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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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남편을 빨리 죽게 하는 비결

[논단]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14-06-05 14:00
  • 신문게재 2014-06-06 16면
  •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요새 중년 여성들이 모이면 자주 하는 우스갯소리 중에 집에서 “하루 한 끼도 안 먹는 남편은 영식 님, 한 끼만 먹는 남편은 일식 씨, 하루 두 끼 먹는 남편은 두식이. 세 끼를 꼬박꼬박 먹는 남편은 삼식이 새끼. 또한 세 끼 먹고, 간식까지 먹는 남편은 개새끼”란 말이 있다.

남편은 아내의 소찬을 그리워 하지만 아내는 가사노동에서 간절히 벗어나길 희망하는 외침의 표현이리라. 왜 남편들은 가정에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갈까. 남편이란 이처럼 애물 덩어리에 불가한 존재란 말인가. 우스갯소리로 여기기에 너무나 지나친 조크(jock)다.

그런데 미국 하버드대 영양학 교수인 진 메이어(Jean Mayer)는 '남편을 빨리 죽게 하는 열 가지 비결'이라는 매우 흥미로운 역설 건강법을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에 발표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당신의 보험은 안전하십니까?” 라는 부제와 함께 도발적인 문구로 미전역은 물론 다른 나라 독자들까지 흥분시켰던 사랑하는 남편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역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열 가지 비결을 조용히 음미해 보자.

▲술을 마음껏 마시게 하라 ▲늘 편안히 놀게 하고 걷지 못하게 하라 ▲매일 아침 계란 프라이를 두서너 개 먹여라 ▲기름기 많은 고기요리와 설탕과 버터를 듬뿍 먹여라 ▲요리는 가급적 짜게 만들어 먹여라 ▲커피나 홍차에 설탕을 많이 넣어 먹여라 ▲담배를 마음대로 피우게 하라 ▲매일 밤늦게 자게 함으로써 수면부족이 되게 하라 ▲휴가나 여행을 못 가게 해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라 ▲돈 문제나 자녀 교육문제로 아침저녁으로 바가지를 긁어대 스트레스가 쌓이도록 하라.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이처럼 하면 저승으로 보내기는 어렵지 않다. 흔히 가장의 건강을 위한다고 자신은 안 먹으면서도 맛있는 것, 비싼 것만 골라서 끼니마다 미식(美食) 공양하는 주부가 좋은 아내로 평가받고 있다.

예부터 우리 주부들은 부엌에서 조식(粗食) 소찬을 먹으면서 궂은일을 도맡아 해 왔고 가장들은 가족 중에서 미식과 포식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아 왔다. 남편의 건강을 원한다면 이제부터라도 곡·채식 위주의 자연식과 소식생활을 철저히 실천하고 몸을 많이 움직일 수 있는 활동범위를 공유하도록 살펴 주는 것이 진정한 양처의 책임이다. 그래야 가정이 화목하고 행복해진다.

악처로 유명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Socrates, 기원전 470~399년)의 아내를 무색케 하는 악처훈(惡妻訓)이라고나 해 둘까?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논문을 발표했을까마는 아무리 외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미국의 주부들에게 순간적이나마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이었음이 분명하다. 아직까지 현모양처를 이상적인 상으로 여기는 한국 사회의 주부들이 이 악처의 좌우명을 읽고 '남편을 오래 살게 하는 비결'로 바꾸어 실천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 메이어의 역설 건강교훈에서 보는 것처럼 엄마의 가족식단이 가정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새삼 마음에 새겨보자. 자녀와 아빠의 건강은 엄마의 손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엄마는 가정의 건강을 즐거운 마음으로 책임지려는 자세로 늘 영양지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결혼한 여자는 아내와 엄마로서, 또한 영원한 딸의 위치로서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건강보험 설계사가 되어야 한다. 남편과 아내가 상대방을 서로 돌보며 행복한 부부생활의 지혜를 모아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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