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충청인들의 손으로 대전ㆍ세종ㆍ충남ㆍ충북 지역 교육을 4년간 책임질 새 교육감을 각각 선출했다. 선거는 끝났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사분오열 교육계 화합 시급=가장 큰 급선무는 선거전에서 사분오열된 교육계의 화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전교육감 선거에서는 TV토론에서 나왔던 발언을 꼬투리 잡아 후보간 서로 헐뜯는 네거티브가 횡행했다.단순히 후보끼리만 설전을 벌인 것이 아니다.
전교조 대전지부, 학교비정규직 노조 등 교육관련 단체와 일부 후보간 '색깔'을 둘러싸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세종ㆍ충남교육감 선거전에서도 후보간 흠집 내기가 성행했다. 6ㆍ4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충청권 교육감 후보자들은 교수, 교육행정가, 학원 사업가 등이 대다수다.
이들은 당락을 떠나 충청 교육 백년대계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위치에 있다. 선거 과정에서는 서로 '적'이었지만, 이제는 '동지'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승자는 넓은 아량으로 패자를 보듬고 패자는 결과에 승복하며 승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 지역 교육계의 바람이다. 대전 학업중단학생 대책, 세종 교육격차 해소 등 지역별 교육계 현안 해결을 위해서라도 교육계 화합은 필수다.
▲깜깜이 선거 여전, 지자체장 선거 분리 여론=이번 교육감 선거부터 선거구별로 후보 순서가 바뀌는 '교호 순번제'가 도입됐다. 이 제도 도입 취지는 '제비뽑기'로 기호를 정할 경우 1~2번에 표가 몰리는 깜깜이 선거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이번에도 깜깜이 선거가 여전했다. 원인은 유권자의 무관심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에 누가 출마했는지 모르는 유권자들이 태반이었다. 후보자들의 공약 차별성도 없는데다가 같은 날 치러지는 광역 및 기초단체장 선거에 묻히면서 시ㆍ도민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후보자가 난립한 이유도 교육감 선거 무관심을 부채질했다.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선거 직전만 해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50%를 웃돌 정도로 교육감 선거는 냉대받았다. 유성 온천2동 주민센터에서 사전 투표를 한 직장인 박 모(29ㆍ여)씨는 “투표 용지에 적혀 있는 후보자들의 이름을 봤을 때 아는 사람이 없었다”며 “눈 감고 한 명을 골라 도장을 찍고 나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교육감 선거 관심을 높이기 위해선 지자체장 선거와 분리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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