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충청의 선택 이후 남겨진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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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충청의 선택 이후 남겨진 과제들

  • 승인 2014-06-04 19:52
  • 신문게재 2014-06-05 17면
민선 6기 충청의 선택은 끝났다.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답지 않게 ‘박근혜 구하기’나 ‘세월호 심판’ 등 거대담론이 지역의 주요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점이 먼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방선거에 지방은 없다 할 정도로 지역 표심이 중앙 정치권에 휘둘린 선거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챙겨야 할 일차적 과제는 실종된 내 고장 정책과 행정을 되찾아 오는 일이다. 새로 탄생해 충청권을 이끌 지역 지도자그룹은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흐려진 정책과 이슈와 비전을 실천할 채비를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실정에 안 맞고 현실성이 결여된 모든 급조된 공약은 보완이 불가피하다.

정당과 구도와 인물이 결합된 것이 선거다. 그럼에도 후보자를 낱낱이 검증할 기회조차 불충분했던 것이 이번 선거였다. 풀뿌리 선거인 지방선거 체급과 달리 과도하게 확장된 중간평가 성격 탓에 더 그랬다. 물론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었건 정부와 여당은 국가개조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야당은 야당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판세가 개표 진행 이후까지 예측불허의 초박빙 양상을 보인 충청권은 상대적으로 선거 후유증이 더 클 수도 있다. 어느 정당과 후보를 막론하고 승리에 도취하기 전, 흩어진 지역 민심과 사회 분위기 수습에 앞장서야 하는 이유다.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부정적 유산을 이대로 품고 간다면 지역 발전은 없다.

그런 점에서 선거 이후가 중요하다. 혹독한 후유증을 앓았던 1~5대 지방선거와는 달라야 한다. 잊혀진 각종 지역현안을 꼽아보면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허비할 시간이 없다. 당장은 장마철 대비 안전점검과 현장행정 시책과 같은 생활정치라든지 민생정치의 틀을 짜기에도 빠듯하다. 지역 간 이해관계로 대결 구도가 첨예한 일부 공약 중에는 지혜를 좀더 모으고 완급 조절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바로 어제까지는 지방선거 레이스에서 지역 분열상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걸 오늘부터 지역 화합과 안정으로 돌려놓을 일이 남았다. 선택받지 못한 출마자 여러분에게는 깊은 위로를 건넨다. 승패를 떠나 지역발전에 계속 헌신하길 바란다. 당선자에겐 둘로 나뉜 민심을 봉합할 책무도 주어졌다. 지역민만 바라보는 충직한 일꾼이 될 각오를 옷깃 여미고 다져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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