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때 축조… 수도 '웅진' 방어위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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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때 축조… 수도 '웅진' 방어위해 필수

나의 문화재 이야기 안산동 산성(대전시 기념물 제16호) 교통요지 위치 대평리 '한눈에'… 1400년 지난 현재 국방硏 들어서

  • 승인 2014-06-04 19:46
  • 신문게재 2014-06-06 10면
  • 최연숙 시민기자최연숙 시민기자
문화재지킴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사전조사차 몇 년 만에 안산동 산성(案山洞山城ㆍ대전시 기념물 제16호)을 올랐다.

▲ 안산동 산성의 둘레는 600~800m로 바깥쪽은 돌로 쌓고 안쪽은 흙으로 다지는 내탁외축법(內托外築)을 사용했다.
▲ 안산동 산성의 둘레는 600~800m로 바깥쪽은 돌로 쌓고 안쪽은 흙으로 다지는 내탁외축법(內托外築)을 사용했다.
성으로 향하는 길은 완만하고 편해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인데, 운 좋게도 아카시아 꽃이 가지가 뚝뚝 꺾일 정도로 흐드러지게 피어있어 그 향에 맘껏 취하며 걸어 올랐다.

대전시 유성 나들목을 지나 조치원 방면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안산교(案山橋) 직전에 안산동 시내버스 종점이 있다. 종점 좌측으로 보이는 구 도로에 어득운리(산 밑에 있어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져서 붙여진 순 우리말-음지마을)라는 마을 표지석과 함께 안산동산성 이정표가 놓여 있다.

가리키는 방향대로 논둑길과 고즈넉한 마을길을 따라 대략 2km를 오르면 고조산이라 불리는 정상(266m)에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테뫼식 석축산성인 '안산동 산성'이 있다.

이 산성의 둘레는 600~800m로 바깥쪽은 돌로 쌓고 안쪽은 흙으로 다지는 내탁외축법(內托外築)을 사용하였으며 자연 지형을 따라서 쌓아 3층의 계단 모양으로 만들어 3중의 산성처럼 보이는데 백제 때 만들어진 산성으로 서문지가 원래의 모습에 가깝도록 뚜렷하게 남아 있다. 너비는 4.9m, 문지의 기단 너비는 5.7m이며, 문지 성벽의 높이는 5m이다. 동쪽 성벽의 끊어진 부분은 현재도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성안에서는 백제 토기편과 기와편을 쉽게 수습할 수 있다. 성 서쪽에는 용수천(龍水川)이 흐르고 있으며, 성 고지에서 바라보면 대평리의 국도와 공암(孔巖)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하고 있다.

대전은 삼국시대 때 백제 유물은 물론 신라와 고구려 유물까지 출토되는 것으로 보면 참으로 전투가 많았던 곳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지역의 젊은이들도 전쟁 때 마다 불려와 식량을 조달하고, 부서진 성벽을 복원하다보니 성 쌓는 기술들이 탁월해 멀리 태안 당진까지 가서 성을 쌓았는데 해미읍성에도 회덕 사람들이 성을 쌓은 구간들이 남아있다고 한다.

그 당시 대규모 부대가 모여 전투를 했던 곳은 아니지만, 소문산성 적오산성과 같이 동쪽에서 쳐들어와 웅진을 향해 나아가는 적을 막았던 곳으로 보이고, 이 부근의 성들이 대부분 백제시대의 것들이라는 점은 수도인 웅진 방어를 위해서는 이곳의 방어가 필수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400년이 훌쩍 넘은 이 시점의 이곳에는 공교롭게도 국방과학연구소와 자운대를 비롯한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마음이 간다.'

최연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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