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요양병원과 마찬가지로 화재 등 갑작스런 사고 발생 시 인력과 훈련 등 신속한 대응 체계 부족은 고질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물론, 소방서가 점검을 벌인 요양병원은 이날 안전점검을 무난하게 통과했다. 6층 요양병원 천장에는 비상시 물을 뿌리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고 창문에서 밖으로 미끄러지듯 탈출하는 30m 길이의 경사구조대도 정상적으로 마련돼 있었다.
건물 전체에 화재자동감지기가 설치돼 있었고 피난계단 2곳도 요양병원 입구에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은 소방·피난시설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데다, 야간근무자도 부족해 야간화재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는 노인 27명 중 10명은 움직일 수 없는 와상환자였으나, 야간에 환자를 돌보는 직원은 2명에 불과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창문 밖으로 신속한 대피를 돕는 경사구조대는 지난 4월 설치 후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상태였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낮에는 직원들이 환자들을 나누어 옥상으로 대피하면 되지만, 밤에는 근무자가 2명밖에 없어 대응방안을 여러 가지 검토했다”며 “소방서의 자문을 받아 요양병원 아래층에서 화재가 났을 때 문을 닫고 창문을 열어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게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방문한 또다른 노인시설에서도 소방시설은 지적사항이 없었으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안전하게 대피할 야간 인력이나 훈련은 부족했다.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대전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 장애인생활시설 137곳에 대한 긴급점검한 결과, 대전소방본부는 화재에 대한 직원들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방본부는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직원 중 87%가 여성으로 조사된 가운데 이들이 화재상황에 진화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훈련을 안내할 방침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요양병원과 노인생활시설에 소방시설은 큰 하자 없이 설치돼 있었으나, 직원들이 소방과 대피 훈련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119체험센터를 통해 화재상황을 연습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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