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시민들의 휴식 및 여가활동에 필요한 시설인 만큼 수익을 따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3일 대전시와 대전마케팅공사 등에 따르면 2011년 7월 190억원의 예산을 들여 엑스포 남문광장 공간 재창조사업으로 무빙쉘터와 미디어큐브동, 야외공연장, 잔디광장, 엑스포다리 경관조명 등을 설치했다. 이 가운데 주요 포인트인 무빙쉘터는 가로·세로 각 45m에 높이 21m의 쉘터(shelter) 3개(6075㎡)로 설치됐다.
필요에 따라 길이 500m에 달하는 거대한 광장을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이동하며 그늘막을 만드는 것이다.
엑스포 남문광장은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이후 별다른 활용 방안 없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는 공간으로 쓰였던 게 전부다.
하지만 그늘이 없고 작열하는 태양 아래 아스팔트 광장에서 뿜어 나오는 복사열 탓에 낮에는 이용이 어려웠던게 현실이다.
무빙쉘터는 광장에 마련된 30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을 덮고 있어 전천후 시설로 활용할 수 있으며, 공연장 무대 위로 대형 LED 전광판이 설치돼 월드컵 축구 응원전이나 음악회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 그늘막이 생김에 따라 가족단위 나들이객이나 여가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이용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인라인스케이트 동호회 A씨는 “예전에는 그늘이 없어 이용에 한계가 있었지만 인공 그늘이 생겨 다양한 레저활동은 물론 가족단위 여가를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19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반면, 연간 수익은 1억원을 조금 웃돈다는 것이다. 또 설치된 지 3년에 불과해 아직 노후되지 않았지만 향후 유지보수 비용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엑스포 남문광장은 야외음악장 등 광장 임대료가 4시간 기준 20만원으로 연 평균 대관 건수가 50건 정도, 수익은 3000만~4000만원이다.
여기에 매점이나 자전거 대여소 등의 공유재산 임대료가 7500만원 가량으로 연간 수익은 1억1000만원에 불과하다.
19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수익은 연간 1억여원에 불과하고, 매년 인건비나 시설운영비 등은 이를 훨씬 웃돌고 있다.
직장인 B씨는 “19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된 만큼 앞으로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지 않도록 다각적인 활용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케팅공사 관계자는 “수익성만 따질게 아니라 시민들의 소통공간, 여가활동 공간 제공 등의 차원에서 봐야 할 것 같다”며 “다양한 활용방안 강구는 물론 인근의 대전예술의 전당, 이응노 미술관, 한밭수목원 등과 연계해 대전의 명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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