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장아찌에 도톰한 삼겹살 한점… 군침 도는 건강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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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장아찌에 도톰한 삼겹살 한점… 군침 도는 건강상차림

전국서 채취한 산나물로 만든 장아찌…씹을수록 단맛나고 고기 누린내 잡아 2년 숙성된 묵은지 쫄대기찜 '밥도둑'

  • 승인 2014-06-02 14:06
  • 신문게재 2014-06-03 9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중도맛집]중리동 '대복큰손삼겹살'

▲묵은지김치와 야생나물이 가득한 생삼겹살.
▲묵은지김치와 야생나물이 가득한 생삼겹살.
삼겹살집에 가면 꼭 올라오는 재료들이 있다. 파절임, 기름장, 쌈장, 마늘, 고추, 기호에 따라 김치를 구워먹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삼겹살집 식탁에는 위에서 언급한 재료들이 올라온다.

대덕구 중리동에 위치한 '대복큰손삼겹살' 역시 식탁에 파절임과 쌈장, 마늘 등이 올라오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젓가락 한번 대지 않는다.

이 집의 삼겹살은 양념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소금 한 톨 뿌리지 않고 첨가물도 없이 삼겹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다면 대답은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다'라고 하겠다.

'대복큰손삼겹살' 고기맛의 비결은 야생에서 자란 나물 절임에 있다. 밑반찬 몇 가지가 겨우 나오는 다른 삼겹살집에 비해 이 집의 식탁은 향기 가득한 희귀한 나물과 장아찌들이 차지한다. 명이나물, 명이장아찌, 곰보배추, 뽕잎장아찌, 옷순장아찌 등 가정주부들도 익히 들어본 적이 없는 반찬들이 대부분이다.

나물의 대부분은 장아찌로 담가서 제공된다. 짭조름하게 간이 된 장아찌에 나물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삼겹살의 누린 냄새를 잡아주니 더욱 고소한 고기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씹을수록 쌉쌀하고 단맛이 나는 것이 야채가 아닌 몸에 좋은 약초를 씹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실제로 이 집에서 제공되는 나물은 김순애 사장이 주말마다 전국에 있는 유명한 산을 돌아다니며 직접 채취한 야생 나물이다. 김 사장은 가게가 쉬는 날이면 좋은 나물이 자란다는 산을 찾아 다리품을 팔고 다닌다. 수년 전 부터는 김 사장의 고향인 경상남도 상주에 조그만 농장을 개설해 식재료를 공수하고 있다.

가족들과 지인들의 모임이 있으면 항상 찾는다는 한 손님은 “지난 가을 우연히 찾은 집인데 어린 시절 외갓집 뒷산에서 뜯어 먹던 나물들이 올라와 너무 반가웠다”며 “외할머니 손맛을 느낄 수 있어 단골로 삼았다”고 말했다.

'묵은지쫄대기찜' 역시 이 집을 대표하는 메뉴다. 주 식재료인 묵은지도 김 사장의 고향마을 공동체에서 매년 수 백 포기씩 담아 2년 동안 숙성해 올려 보내고 있다.

특히 묵은지와 쫄대기를 자르지 않고 통째로 넣어 올리는데 묵은지의 숙성상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더욱 믿음이 간다.

김 사장은 “20년간 오직 음식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기에 좋은 재료가 있는 곳을 다녀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내 손으로 만든 음식 모두 내 자식들과 손주들이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며 장사하겠다”고 말했다.

메뉴판:삼겹살 200g 10,000원. 묵은지쫄대기찜 25000원(중) 30,000원(대). 토종닭복음탕 40,000원.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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