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김치와 야생나물이 가득한 생삼겹살. |
대덕구 중리동에 위치한 '대복큰손삼겹살' 역시 식탁에 파절임과 쌈장, 마늘 등이 올라오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젓가락 한번 대지 않는다.
이 집의 삼겹살은 양념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소금 한 톨 뿌리지 않고 첨가물도 없이 삼겹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다면 대답은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다'라고 하겠다.
'대복큰손삼겹살' 고기맛의 비결은 야생에서 자란 나물 절임에 있다. 밑반찬 몇 가지가 겨우 나오는 다른 삼겹살집에 비해 이 집의 식탁은 향기 가득한 희귀한 나물과 장아찌들이 차지한다. 명이나물, 명이장아찌, 곰보배추, 뽕잎장아찌, 옷순장아찌 등 가정주부들도 익히 들어본 적이 없는 반찬들이 대부분이다.
나물의 대부분은 장아찌로 담가서 제공된다. 짭조름하게 간이 된 장아찌에 나물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삼겹살의 누린 냄새를 잡아주니 더욱 고소한 고기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씹을수록 쌉쌀하고 단맛이 나는 것이 야채가 아닌 몸에 좋은 약초를 씹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실제로 이 집에서 제공되는 나물은 김순애 사장이 주말마다 전국에 있는 유명한 산을 돌아다니며 직접 채취한 야생 나물이다. 김 사장은 가게가 쉬는 날이면 좋은 나물이 자란다는 산을 찾아 다리품을 팔고 다닌다. 수년 전 부터는 김 사장의 고향인 경상남도 상주에 조그만 농장을 개설해 식재료를 공수하고 있다.
가족들과 지인들의 모임이 있으면 항상 찾는다는 한 손님은 “지난 가을 우연히 찾은 집인데 어린 시절 외갓집 뒷산에서 뜯어 먹던 나물들이 올라와 너무 반가웠다”며 “외할머니 손맛을 느낄 수 있어 단골로 삼았다”고 말했다.
'묵은지쫄대기찜' 역시 이 집을 대표하는 메뉴다. 주 식재료인 묵은지도 김 사장의 고향마을 공동체에서 매년 수 백 포기씩 담아 2년 동안 숙성해 올려 보내고 있다.
특히 묵은지와 쫄대기를 자르지 않고 통째로 넣어 올리는데 묵은지의 숙성상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더욱 믿음이 간다.
김 사장은 “20년간 오직 음식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기에 좋은 재료가 있는 곳을 다녀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내 손으로 만든 음식 모두 내 자식들과 손주들이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며 장사하겠다”고 말했다.
메뉴판:삼겹살 200g 10,000원. 묵은지쫄대기찜 25000원(중) 30,000원(대). 토종닭복음탕 40,000원.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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