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준태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과장 |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에 용사를 잠재우소서….” 해마다 현충일이면 부르는 이 노래에 담긴 의미를 지금의 풍요로운 세대가 얼마나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물어보면 쉽사리 답하지 못한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에서 공동체의 정의를 팽개치고 어린 학생들과 승객을 버리고 제 한 목숨 구하고자 달아난 선장과 승무원의 행동은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고 온 국민을 경악케 했으며 이것이 치유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국가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삶 대신 자신의 하나뿐인 목숨을 던져 조국을 위해 호국의 별로 남은 영령들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계승하지 못하고 사회 전반에 걸친 도덕적 해이와 이기주의에 빠져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것이 아닌지 호국보훈이 달을 맞으며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해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여 전 국민이 나라를 위해 희생·헌신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도록 해 왔다. 특히 올해는 “희생으로 지켜온 우리 조국, 함께 만들어야 할 통일 한국”이라는 슬로건으로 6월뿐 아니라 7·27 '유엔군 참전의 날'이 포함된 7월까지 두 달간을 '나라사랑 호국보훈의 달'로 해 추모와 감사의 기간으로 정했다. 그 의미는 64년전 호국용사들이 오로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살신성인의 희생정신으로 조국을 지켜낸 것처럼 공산침략자로부터 누란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수만리 타국에서 달려와 목숨을 바친 유엔 21개국 약 200만명의 참전용사들을 함께 기억하고 그들의 고귀한 희생과 공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 국민의 마땅한 도리이고 의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에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게 하려면 우리의 사고와 의식이 변화되어야 한다. 그 기본에는 보훈정신이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개인의 안위보다는 국가와 사회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았던 호국영령들의 정신을 온 국민이 이어받아 발전시키고 확산시켜야만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있는 것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국가유공자에 대한 추모와 존경으로, 행복하고 명예로운 보훈가족의 자긍심을 드높여야 하며, 한편으로는 그분들이 꿈꾸었던 대한민국을 열어가기 위해 국민이 하나되어 호국의지와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키움으로써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새로이 태어나도록 해야 할 때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애국선열 및 호국용사 그리고 유엔참전용사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말미암은 것을 잠시라도 잊어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과거 수난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경제발전와 문화역량에 걸맞도록 국가보훈의 가치를 국민들이 마음 속에 가꾸어야 하며, 그러한 마음을 결집하는 계기로서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현충일을 앞두고 국립대전현충원에는 묘소마다 태극기가 휘날리고, 4만 5000위의 전사자 이름이 울려퍼진다. 우리가 잊고 지내던 영령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의 정신을 되새겨 미래의 나침반으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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