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한 선거구 사전투표소 인근 지역에서는 이미 정당별 선거운동원들이 도로 건너편에서 경쟁적으로 후보자의 푯말을 들고 유권자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날은 투표에 나서는 유권자들에겐 마지막 결정인 만큼 선거운동원들은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후보자를 기억할 수 있도록 이름을 반복해서 알렸다. 이날 해당 선거구 투표소로 나서는 유권자 상당수의 손에는 정당별 후보의 명함이 2~3장가량이나 쥐어질 정도다.
또 사전 투표 첫날 투표율이 높아지자 각 후보 캠프에서는 투표소 인근 교차로에 선거유세차량을 주차하고 정당 이미지와 후보 이름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집중했다.
한 선거운동원은 “투표소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이 뽑아야 할 후보자를 결정짓지 않는 유권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지막 한 명이라도 더 지금 알리는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있도록 이름을 알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경쟁적으로 펼쳐진 선거운동이 투표소에 나선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는 미지수다. 선거운동원들의 필사적인 선거운동이 유권자들에게 거부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각 캠프에서는 사전투표일을 맞아 문자서비스와 전화를 통한 선거운동에도 열을 올렸다. 사전투표에 나선 일부 유권자에게는 10건에 가깝게 후보들의 선거문자가 전송되는가 하면 음성을 통한 선거전화도 연이어 걸려오기도 했다.
한 유권자는 “공약과 인물 됨됨이 등을 나름대로 평가하는 게 맞는데 이름을 더 듣는다고 그 생각이 바뀔지는 모르겠다”며 “오히려 선거운동원들이 극성을 부리는 바람에 좋은 이미지가 더 좋지 않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전투표소 인근 반경 100m 안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지만 거리 구분을 하기가 어려운 만큼 이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일부 투표소의 경우, 주변 도로 인근이기 때문에 이 지역을 통과할 수 밖에 없는 유세차량을 불법이라고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대전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소 반경 100m 내 선거운동을 단속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있다”며 “앞으로 남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각 캠프에서는 불법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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