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대덕 오정동의 양지터널 내 소화기함이 소화기 없이 텅 비어 있다. 녹슬고 먼지 뒤집어 쓴 소화기함. |
29일 찾은 대덕구 오정동의 양지터널(연장 130m)에서 소화기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30m 간격마다 소화기를 보관하는 함이 벽에 부착돼 있었지만, 하나같이 속은 비었고 대신 전기선 가닥들만 어지럽게 담겨 있었다.
양지터널 내 있는 소화기함 10곳 중 1곳에는 소화기가 있었으나, 나머지 8곳은 소화기가 없었고, 1곳은 문이 열리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
장소를 옮겨 대전 도심과 연구단지를 연결하는 유성구 문지동의 대덕터널(483m)에는 15년 전 생산이 중단된 가압식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다.
지난해 8월 가압식 소화기가 폭발해 6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 이후 가압식 소화기는 폐기하는 추세이지만, 대덕터널에서는 정상적인 축압식 소화기에 섞여 위험한 가압식 장비까지 있었다.
특히, 준공 34년째인 대덕 비래동의 대전터널(461m)과 2008년 개통한 가양비래터널(255m)은 비상용 소화기가 먼지를 두껍게 뒤집어 쓴 채 터널을 지켰다. 소화기함이 녹슬어 문이 어렵게 열리거나 손잡이가 녹슬어 페인트가 벗겨지는 소화기도 있었다.
시 관계자는 “터널에 대한 안전점검과 방재시설물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나, 양지터널처럼 소화기 분실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대덕터널 등의 오래된 소화기를 곧바로 교체하고 안전시설물에 대한 정비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