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대전시의 예산 규모는 각종 기금을 제외하고 일반회계 2조 5522억원, 특별회계 8607억원 등 3조 4129억원 규모이다. 경기둔화 등을 이유로 예산 증가폭이 최근 5년 새 가장 낮았다. 이 가운데 사회복지예산이 1조 1600억원으로 가장 많은 38%를 차지한다. 그러나 내년의 경우 재해와 재난 등 안전예산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 역시 기타 신규사업은 좀처럼 펼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대전시의 예산 운용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대전시는 지난해부터 원도심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와인스트리트 조성 사업비 10억원을 지난해 추경과 올 본예산에 반영하려 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대전시는 올 하반기 추경예산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나 가뜩이나 예산 반영이 힘든 현 상황에서 이처럼 실험적인 사업에 예산을 낭비해서는 안 될 일이다.
염홍철 시장이 푸드&와인축제 등 와인과 관련된 시책에 애착을 갖고 그 연장선상에서 와인스트리트 조성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런 일련의 것들이 과연 시민이 얼마나 관심을 갖는 축제이며 행정인가는 되새겨봐야 한다. 더러는 잘못된 행정을 펼치는 바람에 예산만 낭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3월에 개관한 엑스포과학공원 내 세계엑스포기념품박물관 역시 예산 낭비의 대표적 사례다. 총 사업비 39억8000만원을 투입한 대전시는 이곳 개관을 엑스포과학공원의 활성화 신호탄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1일 평균 관람객이 40명에 불과해 또 다른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시와 구청의 예산 부족 현실은 외면한 채 6·4지방선거에서 선심성 사업을 늘어놓는 후보자도 적지 않다. 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엄한 심판도 필요하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도 자치단체의 힘겨운 재정형편을 어떻게 이끌어 갈수 있나 고민해야 한다. 예산을 낭비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후보자도 자치단체의 장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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