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주영 교육체육부장 |
#교육감은 무슨 뜻인가?
회의 문자인 '감(監)'은 물을 담은 대야와 臣(신☞크게 뜬 눈)의 변형과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으로 이루어졌다. 즉 사람이 물 그림자를 보다, 전(轉)하여 비추어 본다는 뜻이다. 국어사전을 열어보니 보다, 살피다, 경계하다, 독찰하다, 거울삼다 등 11가지의 의미가 있다. 다른 사람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는 듯 하다. 왜냐하면 교육은 백년지대계이고, 이 업무를 총괄하는 우두머리는 그냥 '장(長)'자만으로 기관장을 표현하기가 좀 그랬던 것 같다.
다른 의견도 있다. 일제 강점기 때 나온 말이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칼을 차고 교단에 섰던 당시의 교사, 그리고 장학사, 이를 감독했던 교육당국. 그래서 군대편제에서 쓰던 '감(監)'을 차용했던 게 아닌가 하는 말도 있다. 군(軍)에선 헌병감ㆍ정훈감 등과 같은 병과의 총책임자가 있다.
교육 일선 현장에선 교육감이 지역 교육장보다 상위 직급인지 헷갈려하고 있다. 쉬운 예로 학교에선 교장이 교감(敎監)보다 윗 직급이다.
국어사전에 교감은 학교장을 도와서 일을 관리하거나 수행하는 직책이라 써 있다. 이의 예를 들어 교육장이 교육감 보다 상위 개념이야 되는 게 아냐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교육감 어원의 출발은 1952년 6월4일 실시된 시·군단위 교육자치제(법률 제167호) 이후 부터가 아닌가 싶다. 당시 충남도 문교사회국이 도 교육행정을 담당하고, 시ㆍ군교육감이 시·군교육행정 담당했다. 지금의 교육장 역할을 한 것이다. 그 때 사용했던 교육감 명칭이 지금까지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감의 수난사
현재의 광역 교육행정을 책임지는 교육감(임명제)의 첫 인물은 1964년 출범한 충남도교육위원회의 수장인 황운성 초대 교육감이었다. 합의제 집행기관인 충남도교육위는 위원장이라는 직책 대신, 교육감이란 단어를 꺼내들었다.
대전교육청은 1989년 직할시 승격이후 충남교육위원회와 독립해 초대 교육감에 고(故) 박경원씨가 임명됐다.
충남은 12명의 교육감이, 대전은 4명의 교육감이 나왔다.
민선의 역사는 1992년부터다. 이때는 간선였고 직선은 2007년 부터다. 충남의 초대 민선 교육감은 백승탁 씨(1992~1996)였고, 이 당시에는 충남도교육위원회가 교육감을 간접선거 방식으로 선출했다.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직선(直選)으로 바뀐 것은 2007년부터다. 대전은 김신호 교육감이 2008년 12월 17일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에 따른 첫 주민 직선에서 2선에 성공했고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3선 고지에 올랐다. 충남은 오제직씨가 2008년 6월 25일 첫 직선 투표에서 당선됐으나 뇌물수수와 사전선거운동 죄로 취임 3개월만에 불명예 퇴직했다.
세종시도 광역단체로 바뀌면서 지난 2012년 선거를 통해 초대 교육감에 신정균 전 연기교육장이 당선됐다. 그는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지난해 8월 27일 타계했다.
특히 민선교육감들의 앞길은 순탄치 않았다. 강복환 전 교육감, 오제직 전 교육감, 김종성 현 교육감 등 충남의 교육수장 3명이 잇따라 사법 처리됐고 교육감답지 못한 추문들이 교육계 안팎에서 횡행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예전처럼 정부의 임명제로 돌리자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지만 시작된 교육자치의 물길을 돌릴 수 는 없어 보인다.
#막강한 권한
'교육 소(小)통령'이라 불릴 정도로 교육감 권한은 막강하다. 대전교육감은 전문직 136명, 교원 1만5000여명, 행정직 2000여명에 대한 인사를 매년 2차례에 걸쳐 할 수 있다. 예산만 해도 1조 5400억원을 운용하는 권한이 주어진다. 세종교육감은 전문직 35명, 교원 1091명, 행정직 380명의 인사와 709억원의 돈을 움직인다.
충남교육감은 14개 시·군 교육을 총괄하는 만큼 더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전문직 275명, 교원 1만8500여명, 행정직 3800여명의 인사와 2조 5300여 만 원의 예산을 다룬다.
교육 소통령을 뽑는 선거가 다음달 4일이다.
그러나 국민적 관심도는 매우 낮다. '깜깜이 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 후보 없음·무응답' 비율이 60% 이상에 달한다.
지난 경기교육감 투표율이 12.3%에 그쳤던 것이 현실을 그대로 말해준다. 전 국민이 학부모인 대한민국, 교육감 선거가 왜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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