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희씨가 유성구 탑립동의 의산노인정에서 노인들에게 발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
몇개월간 봉사활동을 함께 해 오던 봉사단체 회원들조차 허태정 후보의 지인을 만나고서야 구청장의 아내라는 것을 알았단다. 얼마전 남편의 후보 등록을 하러 서류를 떼러간 주민센터에서도 허태정 후보의 신분증을 들고 온 그녀에게 “관계가?”라고 물을 정도로 구청내에도 얼굴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 허태정 유성구청장 후보의 아내인 양창희(47)씨 얘기다.
“제가 누구의 아내라는 것을 알고 사람을 만나게 되면 동등한 입장일수가 없겠더라구요.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지는 불편함도 있구요”라는 양 씨지만 묵묵히 지역 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만은 빼놓지 않고 다닌다. 봉사활동 중에는 선거 운동을 전혀 할 수 없지만 “봉사활동이 아니고서는 남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고맙다는 말씀을 들으면 삶의 보람도 느낀다”며 바쁜 선거운동 기간이지만 일주일에 4일은 꼭 봉사활동에 시간을 할애한다.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그녀가 4년전 남편의 출마를 흔쾌히 받아 들인 것은 남편에 대한 '부채의식' 때문이다.
“5년전 돌아가신 오빠가 뇌병변 1급이었어요. 2살 지능을 갖고 있었는데 남편은 아무리 피곤해도 퇴근하고 집에오면 오빠에게 '형님, 오늘은 어떻게 지내셨어요?'라고 물으며 늘 다정하게 대해줬어요. 그렇게 아픈 오빠와 병환중인 (저의)아버지가 계신데도 얼굴한번 찌푸린 적이 없이 아파했구요. 그래서 처음 출마하겠다고 말할 때 '그래 한번이라도 당신 하고 싶은거 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양 씨는 허 후보가 선거에 출마할때 “아이들의 아버지로, 부모님의 아들로서의 역할만 해준다면 나머지 집안일은 자신이 맡아서 하겠다”고 약속했다. 첫 선거에서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뭘 해야 할지 몰라 길에서 살았다. “그땐 요령을 몰랐죠. 지금은 남편이 갈 수 없는 시장이나 마트 같은 곳을 주로 다녀요.” 아침 출근길 인사에서 부터 저녁마트 인사까지 하고 나면 9시가 넘지만 허 후보와 양 씨 모두 선거 운동을 하는 원동력은 삼시세끼 꼭 먹는 '밥심'이다.
양 씨는 허 후보에 대해 “구정 업무를 하다 보면 여러 입장이 상충될 때가 있다. 그 사람은 그럴때마다 사람을 우선으로 놓고 결정을 한다”며 “그 사람은 기본적으로 심성이 따뜻한 사람다. 그래서 행정에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거 운동을 하다 보면 4년전보다 더 많이 좋아해주시고, 칭찬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 분들에게서 힘을 얻는다”는 양 씨는 “처음 선거 운동에 나설때 명함 한장을 받아 주시는 분들이 얼마나 감사했던지, 그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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