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택]좋은 후보 선택하는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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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택]좋은 후보 선택하는 요령

[NGO 소리] 김호택 연세소아과병원장,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승인 2014-05-28 15:36
  • 신문게재 2014-05-30 16면
  • 김호택 연세소아과병원장김호택 연세소아과병원장
▲ 김호택 연세소아과병원장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김호택 연세소아과병원장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6·4 지방선거가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선거란 것이 원래 예측불허이고 하루 전에도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을 하지만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와 맞물리면서 롤러코스터 타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특별히 변화무쌍하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유권자로서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 좋은 지도자를 고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그 조건들을 내가 살고 있는 금산의 상황을 중심으로 알아보자.

첫 번째 조건은 투표란 '나와 가까운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일 잘 할 사람'을 뽑는다는 당연하면서도 지키기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이다. 몸에 좋은 음식보다 당장 화려하고 기름기 흐르는 음식에 젓가락이 먼저 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똑똑하고 청렴하고 비전을 가진 사람을 뽑아야 하지만 손은 내가 잘 아는 사람에게 다가가게 된다. 이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두 번째, 당장 나에게 무언가를 해주겠다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그 사람이 자기 돈으로 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낸 세금을 적절한 방법으로 적합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무상급식 부르짖다가 교실 무너지게 생겼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내가 사는 고장 금산에서는 1년에 3천여 억원, 지난 8년 동안 3조원 가까운 예산을 사용했지만 어디에 사용했는지 그 돈이 흔적도 없다. 무성한 뒷담화만 만들어졌다.

세 번째, 어느 후보가 멀리 볼 수 있는 비전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당장 먹고 사는 것이 급한 우리에게 원대한 포부를 갖고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면서 그 설계도대로 차근차근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올바른 희망을 주는 지도자라야 한다. 내가 사는 금산에는 10년, 20년은 고사하고 당장 몇 년 후 미래를 얘기하고 걱정하고 설계하는 지도자조차 없다. 이번에 만들어질지는 모르겠다.

네 번째, 어느 후보가 '황금을 보기를 돌 같이 하는' 성품을 지녔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지방자치가 시작되기 전에 많은 전문가들이 '지방자치가 잘못 흐르면 토호세력과 권력을 쥔 세력의 결탁이 가능하고, 이것이 지역 전체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고 경고하였다.

금산에서는 선거판에서 표를 모아주는 일부 부패한 토호세력과 권력의 야합이 도를 지나쳐 '양아치가 빨대 꽂아놓았다'는 말이 돌 정도이다. 이를 개탄하는 양식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한숨소리가 담을 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에 어려운 현안이 생겼을 때 목숨 걸고 앞장서서 해결하려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야 한다. 요즘 매국노 이완용만큼이나 나쁜 인간 중 하나는 세월호 선장이다. 세월호 선장이 무슨 이유로 공적(公賊) 1호가 되었을까? 그가 승객들과 아이들을 일부러 물에 빠뜨려 죽였나? 아니면 배를 고의로 침몰시켰나? 그의 가장 큰 잘못은 자신이 목숨 걸고 나서야 할 자리에서 제 한 목숨 살자고 도망쳐 나온 것이다.

지난 8년 간 금산은 어렵고 중요한 지역 현안으로 여론이 들끓을 때에는 얼굴이 잘 보이지 않다가 좋은 자리에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나타나는 지도자가 이끌어왔다. 그 결과 금산의 자존심이었던 금산인삼조합은 합병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졌고, 금산인삼의 명운이 달린 인삼산업법은 간신히 1년 유예를 받았다. 그리고 금수강산은 파 헤쳐지고 망가지고 오염되었다.

이 기준이 지켜지기 어려운 이상이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나와 가까운 사람', '나와 술 한 잔 한 사람'을 뽑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무척 많은 현실이 내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그렇지만 앞으로 4년 간 '그 사람 찍은 내 손가락 찍고 싶다'는 후회 하지 않으려면 마음 다부지게 먹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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