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자 작가의 도예전 'Flying in the Space'가 오는 6월 26일까지 대전 호수돈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지난 27일부터 열린 전시회는 단순히 한 점, 한 점 만들어진 도예작품이 아닌, 흙으로 만든 1000여마리의 물고기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설치해 하나의 형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설치된 물고기들은 조명ㆍ음향과 어우러져 심해에서 유영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전시장에 들어오는 순간 마치 바다 속 깊은 곳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 조명에 비친 물고기들은 벽면에 그림자를 만들어 또 다른 허상들의 회화성을 보여주며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작가는 한 줌 흙이 바람과 뜨거운 불길 속에서 제 몸을 달구며 안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기다림과 설렘에 시간을 내어주면 강인한 제 모습을 드러내는 도자기들을 보며 끊임없이 영감을 받고 작업에 몰두하게 된다. 또한 오로지 몸과 마음과 혼을 다하여 물과 흙과 불이 가져다 주는 것에 기대감과 기다림 속의 연속이지만 또 다시 만들고 깨고, 깨어지는 행위의 반복들. 이제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깨는 것에 더 익숙해져야 된다는 사실에 숙연해지고 싶다고 말한다.
작업을 통해 기술과 내면을 수련한 유경자 작가의 작품들은 자연과 닮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잠시나마 여유로움을 선사해줄 전망이다.
작가는 한남대 응용미술학과와 이화여대 대학원 도예과를 졸업했고, 9회의 개인전,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최근에 제12회 이동훈 미술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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