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무면허 운전' 꾀어 고의사고

10대 9명 포함 17명 덜미… 합의금 편취 속칭 '보험빵'

대전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홍태)는 청소년에게 차량을 제공해 무면허 운전을 유도한 후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합의금을 편취해온 속칭, '보험빵' 일당 17명(소년 9명 포함)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총책인 A(20)씨는 무면허 운전에 사용될 승용차를 제공하고 범행을 기획했고, 유인책인 K군 등(만 16~18세)은 무면허로 운전할 학교 또는 동네 또래 친구들(속칭 '호구')을 유인해 미리 약속된 범행 장소로 운전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피해자 역할책인 B(21)씨 등은 범행 장소에 승용차가 도착하면 자전거를 타고 갑자기 튀어나와 고의사고를 유발하고, 합의유도책 D(21)씨는 범행장소 근처에 대기하고 있다가 무면허 교통사고는 가중처벌 된다고 엄포를 놓고 개인 합의금만 주면 신고 없이 넘어가겠다며 합의를 종용한 혐의다.

일당 이런 수법으로, 피해자 5명으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모두 629만원을 받아 가로챘고, 피해자 2명은 경찰에 교통사고를 신고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검찰은 가담횟수가 많거나 가담 정도가 중한 A씨 등 4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이미 특수절도죄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 중이다.

달아난 C와 D씨는 지명수배했고, 가담횟수가 1회뿐인 또 다른 4명은 약식기소했으며, 범행가담 청소년 7명(만 16세) 중 가담 정도가 중한 4명은 소년보호사건 송치, 나머지 3명은 상담 조건부 또는 대안교육(대전소년원 실시)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교통사고를 가장한 동종 수법의 범행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교통사고 합의과정에 의문이 있는 사건은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며 “의심이 드는 교통사고 발생 시 성급한 합의 대신 수사기관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