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석]이제 경제활동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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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석]이제 경제활동에 나서자

[중도시평]백운석 경제부장, 세종본부장 (부국장)

  • 승인 2014-05-27 17:04
  • 신문게재 2014-05-28 16면
  • 백운석 경제부장백운석 경제부장
▲ 백운석 경제부장
▲ 백운석 경제부장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도 40일이 지났다. 이번 사고는 우리사회에 만연된 안전 불감증과 적당주의, 무책임이 부른 인재(人災)로, 전 국민에게 정신적 충격과 마음에 상처를 안겨줬다. 그런 만큼 그 아픔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올 들어 회복 기미를 보였던 경제도 심상찮다. 최근 들어 확산하고 있는 '세월호 쇼크'로 경제 불안감이 커지며 급격한 소비둔화로 이어져 나라 경제에 적색경보가 켜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주 여행사와 음식점, 골목상점 등 400여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77.8%가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여행사와 숙박, 음식업, 운수업, 도·소매업, 여가 관련 산업의 타격이 컸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매출이 줄었다는 응답이 76%였고, 매출 감소폭 역시 평균 33.4%에 달했다.이것만 보더라도 세월호 참사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히 짐작케한다.

대전과 세종, 충남북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소비 위축이 자칫 장기화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소상공인 상당수는 세월호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 예상 기간을 4~6개월(32%), 또는 7개월 이상(31.2%)으로 내다봤다. 자칫 세월호 쇼크가 연말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3.9%로 잡았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로 목표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은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 위축이 올해 성장률을 0.08%포인트 끌어내릴 것으로 보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P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세월호 참사 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여행ㆍ운송ㆍ숙박업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대부분이다.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자영업과 소상공인이 급격한 붕괴현상을 보일 경우 경기침체는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

우리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무너지면 중산층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어 더욱 걱정스럽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고 창업 혹은 폐업을 하는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세월호 참사로 침체된 국내 민간소비가 3분기 초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글로벌 금융사의 전망이다. 미국의 투자금융회사 모건스탠리는 세월호 참사 영향 등으로 소비심리가 둔화되면서 사치품을 중심으로 2분기 민간소비 회복세는 일시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경기순응적 통화정책과 장기간 억눌린 소비심리, 부동산시장 회복조짐에 따른 부의 효과 기대 등에 따라 소비심리는 3분기 중에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는 심리'다. 경기 불황시 정부의 각종 지원책도 중요하지만, 얼어붙은 지갑을 열도록 소비심리를 되살리는 게 더욱 중요하다. 그렇다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 마음을 잊자는 것은 아니다.

이제 국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 그동안 멈췄던 경제활동에 나서야 한다. 경제활동이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내고, 이것을 사용하기 위해 사고 파는 행위를 말한다.

경제의 궁극적 목적은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세월호 참사가 어처구니없고 안타까운 사고다 보니 온 국민이 애도하고 자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가뜩이나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의 경제활동 저하는 예상치 못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주관 예정이던 각종 국내외 행사와 이벤트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다. 기업들도 임직원 연수나 마케팅 활동 등을 최대한 자체했다. 각종 문화행사와 공연들도 취소됐다. 유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자책과 비탄 속에 움츠러들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애도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면서도 저마다 경제활동에 나서야 한다. 침울한 사회 분위기가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경기 침체는 더욱 길어져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후유증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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