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방암학회가 전국 30개 대학병원 생존환자 109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유방암 생존 환자의 '디스트레스(distress)'와 삶의 질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디스트레스는 원인과 정도와 상관없이 암환자가 겪는 정신적인 고통을 가르키는 말이다.
조사결과 유방암 생존 환자의 평균 디스트레스 점수는 4.04점이었다. 4점 이상이면 중증 스트레스로 분류한다.
4점 이상의 디스트레스를 경험하는 환자가 50.7%(275명)에 달했으며, 12.7%(69명)는 8점 이상의 심각한 디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3.1%는 디스트레스의 정도가 10점으로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세 미만의 환자는 디스트레스 지수가 비교적 높은 6점을 기록했다. 40~50대 환자의 디스트레스 지수가 3.87점인 것을 감안하면, 약 1.5배나 높은 수치다.
젊은 환자의 디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것은 유방암 발병 이후 외모 변화나 치료 후 불임 우려 등에 대한 고민으로 젊은 유방암 환자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디스트레스 지수와 밀접한 관계가있는 유방암 환자 삶의 질 평가도 함께 진행했다.
총 37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난 일주일 동안의 상태를 고려해 '전혀 그렇지 않다' 0점에서 '상당히 그렇다' 4점까지 5점 척도로 측정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다. 삶의 질은 ▲신체적 상태 ▲사회·가족적 상태 ▲정서적 상태 ▲기능적 상태 ▲유방암 특이적 상태로 나누어 측정했다.
다섯 개 항목의 총점 평균은 95.28점(최대점 148점)으로 다른 나라와 크게 차이가 없었으며, 10점 만점으로 환산 시 6.44점을 기록했다. 각 상태에 점수를 1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특히 주변인과의 관계를 의미하는 영역인사회/가족적 상태의 삶의 질 5.88점에 그쳐 가장 낮았다.
유방암 치료 후 우려하는 신체적, 기능적 상태보다 사회적인 상태의 삶의 질 하락이 더 심각했다. 직업이 있을 때 삶의 질 점수(6.8점)가 없을 때(6.2점)에 비해 높아 사회 활동이 삶의 질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결과 역시 도출됐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